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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추석, 왜 차례를 지낼까?

만년지기 우근 2007. 9. 20. 20:58

 

 

 

제사와 차례는 다르다.

 

 

제사와 차례는 엄밀이 이야기 해서 조금 차이가 있다. 그러나 추석은 제사였지 차례라고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설날이나 추석, 한식 등 명절에는 조상에 차례를 지낸다고 한다. 차례를 말할때 한자로 다(茶)례로 쓰고 읽기는 <차례>라고 한다. 차마시는 다도는 같이 차다(茶)를 쓰면서 <다>라고 읽는다. 그 이유는 아직 모르겠다.

 

신라는 1년에 6번의 제사를 지냈는데 그중 8월 15일 한가위 날에도 제사를 지냈다. 일본승려 엔닌의 기록이나 수서의 기록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신라에게는 8월 15일은 지금의 광복절 만큼 중요한 날로 기념하고 있다. 추수감사제로 중요한 날이 이날 하필 전승기념일까지 겹쳤다면 겹경사가 아닌가? 만약, 8월15일 광복절이 음력 8월15일이 되었다면 안봐도 DVD가 아닐까한다.

 

관련글: 전승기념일이다 라는 있는 근거를 << 한가위, 전쟁승전 기념일이였다.>> 글에서 <삼국사기>를 근거로 중추절은 진평왕의 603년 8월 대고구려 북한산성전쟁이나 668년 가을 고구려의 멸망을 기념하는 전승기념일이라고 주장했다.  


엄밀히 이야기해서 제사와 차례는 다르다. 하지만 요즘은 구분해서 사용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특정인을 기념할때는 제사라고 하고 상차림과 행사전반을 <차례>라고 구분하는 듯하다. 하지만 옛 조상들은 엄밀하게 구분하여 지낸것 같다.

 

왕실이나 양반들은 조상의 묘에 특별히 제사와 묘를 관리하는 <수묘인>을 두었는데, 이에 필요한 물품을 보관하는 창고와 <수묘인>의 생활과 음식장만 등 전반적인 묘관리소를  <재실>이라고 불렀다. 왕실에서는 녹을 받은 관리를 두고 왕릉을 보살피고 <전답>에서 나온 물품으로 제사를 치르고 하였다.

 

잠시 옆으로 세면 얼마전 문화재청장 유홍준이 여주의 세종대왕릉이 있는 영릉(정확히는 효종대왕 영릉)에서 <재실>에서 화기를 사용하여 지방유지들과 음식을 만들다는 이유로 언론과 네티즌으로 부터 무분별한 비난과 비방을 받기도 했다. ( 유홍준이 비난받을 만큼 잘못했다고 보지 않는다. 언론의 무지와 이에 편승한 네티즌이 문제였다고 본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특별히 제사말고도 차례만을 지낸 기록이 보이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면 차례를 지낸때는 언제인가 <동지다례>라고 해서 동짓날만 다례를 지낸다. 동지에 다례를 지내는 이유는 겨울의 끝이고 태양이 가장 낮은 곳에서 떠오르는 첫날이다.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산천에 제를 지내는 것은 제왕이 만이 할수 있는 일이다. 어찌 되었던 계절의 시작이란 의미가 강하고, 동지때가 되면 먹거리가 떨어질때 이니 하늘맞이로 차릴것은 없으니 차례로 대신한 것이 아닐까? 아니면 벽사의 의미가 강하지 않았을까한다. 민가에서의 <정안수>떠 놓고 하늘에 비는 것과 유사하다고 하겠다.

 

현재까지 알려지기로는 보성의 차밭이 유명하지만 처음 차가 들어와 재배된 시기은 신라시대 말엽이 아닐까 한다. 물론, 차와, 다례예법은 그보다 오래 되었을 것이다. 도교 선의 용도로 사용되어진 차가 불가의 선종과 결합하여 다예가 되고 다도(차도)가 되었다. 그런 많은 사람들은 <차도(다도)>를 산사의 암자에서나 선을 행하면서 먹는 것으로 치부를 한다. 하지만 조선시대에도 차마시는 것을 일상처럼 하고 있었다.


조선왕조실록에 다례를 검색하다 보면 기천개의 <다례>기록이 나온다.  이방원이 태상왕인 이성계와 차마시기 기록으로 부터 철종때까지 차마시기에 관한 무수한 기록들이 널려있다. 사신과 차마시기를 했다. 신하와 차마시기를 했다. 왕이 신하의 집을 방문해서도 차마시기를 즐겼다고 한다. 조선이 불가에서 널리 퍼진 차문화을 억압하지 않았다는 증거이다. 억불숭유와는 하등 상관이 없다고 보는 편이 좋지 않을까 한다.

제사가 차례로 바뀐 것을 유추해보자 

 

최소한 손님이 찾아오면 차마시기가 일상사였을 것이다. 요즘 사극을 보면 무조건 주안상으로 술마시는 것을 그리고 있지만 술상보다 먼저 차를 대접한다. "주안상을 내와라" 하는 술마시고 놀자판으로 그리는 것은 고증에서 벗어난다고 할 수 있다. 조선시대 제사는 손님이 찾아오는 것 만큼 일상사이다. 그래서 차례란? 제사가 흔함의 자조섞인 말의 변형이 아닐까?


예전에 종가집이나 어느정도 산다는 집은 1년에 지내는 제사가 수십차례이니 일상의 <차마시기> 많큼 흔하디 흔했다. 차를 내오는 것만큼 그집 안주인에게는 흔한일이고 한번의 제사를 지낼려면 수일은 준비해야 하니 일년중에 50~100일은 제사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그렇지 않다면 제사가 차례가 될 이유가 없지 않을까 한다. 며느리들의 자조적인 말이거나 종손들의 자조섞인 제사상이 차례상으로 변형 되었을 것이다.

 

또한 제사에 참여해야하는 사람도 차마시기 정도에 지나지 않을 만큼 <일상사> 정도로 치부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지않을까 한다. 그렇지 않다면 어르신들이 아랫사람들에게 조상을 손님맞이하는 것처럼 성심과 정갈하게 하라는 뜻일 지도 모른다. 어려운듯 하지만 쉽게 정성으로 지내라는 의미일수도 있다. 모든 문화 유래에는 한가지로만 이루워진 것이 없고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소가 융화되어서 생긴것이니 한가지로 유래를 찾는것은 맞지 않는것 같다.

 

추석,한가위,중추절 이란 말도 마찬가지이다.

 

관련글 : 추석은 우리것이 아니다 , 한가위,전쟁승전기념일이였다. 

 

제사상에는 어떤 술을 올렸을까?

 

세종실록에 [조전에 평사시 예식 대로 소주로 지냈다] 라고 한다.  맑은 술을 조상에 진상하고 있다.

 

소주라는 말은 기원이 오래되었는데 소주(燒酒)란 말그대로 불사르는(불타는) 술이라 한다. 지금의 화학소주나 쌀로 만든 20도 안팍의 희석주는 아니고 저알콜 소주와는 차원이 다른 술이다. 안동소주가 옛 소주를 전승하고 있지 않을까? 한다. 불을 붙히면 불이 붙고 소주를 많이 먹으면 죽는다고 알려진 술이 되겠다. 알콜중독은 그때나 지금이나 어쩔수 없었던 모양이다. 양주/러시아/럼주나 중국술에는 불을 붙혀본 사람이라면  쉽게 이해가 될것이다.

조선왕조실록에서 소주를 먹고 죽었다는 기록을 수없이 발견할 수 있다. 단순히 알콜중독이 아닌 소주를 먹고 갑작스레 그냥 죽어버리는 급사형태의 사고사가 많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소주를 금한다고 여러차례 엄명을 내리기도 한다.


지방에서 왕에게 진상하는 술중에서 소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많았다..안동소주도 그중 하나이다.. 동양인처럼 알콜 분해 효소가 선천적으로 부족한 사람들에겐 예나 지금이나 치명적이긴 하지만 그중에 한국인이 가장 부족하다(?)던가..

소주는 왕이 신하나 외국의 사신이나 대마도 도주에게도 하사품으로 주는 물품중에 하나가 되겠다. 일반인들로는 범접하기 힘든 귀하디 구한 술이다. 이런 귀하디 귀한 술을 제사에 올리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 아닐까 한다. 일반인들이 청주와 소수를 제사상에 올리는 시점은 다량생산이 가능해진 일제시대 이후라고 생각한다.

 

결론은 차례(다례)는 동지때만 진짜 차를 가지고 제사를 지냈었다. 요즘처럼 차례가 제사를 대치된 말은 차마시기 만큼 제사의 빈변함에서 자조적인 말의 변형이다. 어떤이는 조선은 제사로 시작해서 제사로 망했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일반인들이 소주를 제사상이나 차례상에 올린때는 그리 오래된일이 아니다.

 

차례도 시대에 따라 변한다. 그러니 너무 형식에 치우치지 말고 조상이 좋아라 하는것으로 하는 것이 어떨까? <예기>에도 과하게 하지말고, 조상이 살아생전 좋아하던 것으로 하라고 하고 있다. 남의 제삿상에 감놔라 대추놔라하면 뺨을 맞는다는 말이 괜시리 있는 것이 아니다. 지방마다 집안마다 다 다르다. 포털의 제사 <상차림>이라고 올려져 있는 것에 구애 받을 필요가 없을 것 같다. 형식의 치우침이 조상에 대한 예를 만들기도 하지만 형식의 치우침이 조상에 대한 예를 망치는 경우가 더 많다.

 

PS. <나리>의 피해가 막심합니다. 약자, 낮은자들에게도 디워나 신정아나 아프카니스탄의 만분일의 관심을 기울려 보아요.

 

PS. 불우한 이웃들과 같이 하는  한가위 추석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버림받은 우토로 한인들이 그동안 보았던 눈물나는 망향의 차디찬 한가위 달이 아닌 우토로 문제를 해결했다는 기쁜소식의 선물을 받은 풍성한 한가위 달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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