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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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술2   봄                                                           물훈 조 계 경       바람이 서서히 아주 서서히 남쪽에서 북쪽으로 비를 밀어내고 있다.천둥소리에 일제히 날아오르는 까치, 발목에 걸린 뒷산 위로 번쩍번쩍 하늘이 찢어질 듯 하다. 떠나 버린, 삐삐를 지금도 치고 있는 여자 가슴에서도 천둥소리가 난다. 회부윰하게 밀려나가는 비가 활짝 핀 벚꽃 위에 엉거주춤 앉는다. 하늘이 세상을 적셔놓겠다고 작정했는데 젖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담뿍 젖어드는 날. 온몸이 녹아 물이 된다. 은밀한 땅속까지 가서 너나없이 녹아나온 영혼과 만나 바다로 간다. 퍼렇게 멍든 가슴도 철저히 풀어놓는다. 죄도 용서도 없는 바다에 파랗게 봄을 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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