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 창작 한마당/시그림 한마당

편 지

만년지기 우근 2008. 2. 15.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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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 지

                                                       우근 김  정  희

어디로 보내야 할까

어떻게 전해야 하나

누군가가 나에게 쓴 편지에

나는 또 편지를 쓴다

보내어 지지 않을 지도 모른다

 

그냥 그냥 써버리고 말지도 모른다

어디인들 어느곳에서인들

누군가가 감지하고

느끼기만 하면 될

편지를 나는 쓰고 있다

 

아프고 쓰라린 상처를

연이틀째 터트리고 왔다

내 일을 마치 나처럼 말한다

내가 날마다 일기에 써놓았는데

나는 그렇게 인생을 정리하며

살아가고 있는데

엉뚱한 내가 그곳에는 살고 있었다

 

폭팔시켜버리고 왔다

아무리 아무리 아니라해도

머리속에 박혀진 내가 나란다

이런 이렇게 뇌리속에

쳐박혀 있는 내가 아닌 나를

어떻게 분해해 버려야 하나

 

타인이 나를 안다고 한다

그게 나란다

그게 바로 나라고 말한다

침묵하고 들어라고 말해도

아니라고 아니라고 말하는

그들을 나는 어떻게 해야하나

나는 내가 아닌 나를 보았다

허상에 통탄하며 소리를 버럭 버럭 지르고

하늘을 보고 고속도로 내내

나오는 긴 눈물을 나는 흘리고야 말았다

 

내내 철철 흐르는 눈물로

나는 편지를 쓴다

 

내편지를 누가 받아볼 것인지

내눈물의 긴 긴 편지는

누가 알아줄 것인지

나는 내가 아닌 나를 나라고

말하는 사람과 타인이 되고 프다

그럴수만 있다면 정리를 해버릴 수 만 있다면

그렇게 그렇게 해버리고 싶다

 

편지

누가 내 편지를 읽을 수 있나

누가 내 눈물을 알아줄 수 있나

편지

쓰지 않는게 아님을 알아야 한다

가슴조이며 나는

편지를 쓰고 있다

다시 편지를 쓴다

하늘에게 땅에게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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