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 창작 한마당/시 한마당

너의 14번째 생일 날

만년지기 우근 2008. 2. 16. 01:06

너의 14번째 생일 날

                                 우근 김  정  희

 

치우천황  네가 태어나던 날

서울대 병원에서 새벽을 깨우며 나오던 선생님

어 웬일이세요

나 양수가 터졌어요

아 그러세요 잠깐만요

그리고나서 분만장으로 가는도중에 만난 윤선생님

아니 사장님이 웬일이세요

저 분만장 들어가니 선생님께서는 들어오지 마세요

예 그럼 전선생님 보낼께요.

예 그렇게 해주세요

 

치우천황 너는 그렇게 태어났다

그리고도 모자라서 5분동안 울지를 않아서

얼마나 분만장이 파리해졌었는지

그래서 모든 선생님들께서 너의 울음소리를 들었다

소아병동에 이미 연락을 해놓아서

체크를 하겠다고 중환자실로 데려갔다

날마다 병실에서 소아과까지 걸어다니면서

하루에 두차례 너를 만났다

 

너는 엄마가 일하는걸 알았는지

하루에 5분도 울지 않았다

지금도 이모들이 너같은 아이는 있을 수 없다고 말한다

가게에 가서도 너는 한번도 물건을 흐트려보지 않았다

가게를 하시던 아줌마 아저씨도

너같은 아이는 처음이라고 말씀하셨다

너는 그렇게 순하고 남에게 절대로 피해를 주지않고 컸다

 

앞으로도 너는 그렇게 자랄걸 믿는다

지금은 사춘기가 왔는지

가끔씩 깜짝 깜짝 놀라게도 하지만

나는 믿는다 너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

꼴통 엄마를 만나서 네가 감수해야 하는 일이 많을 것이다

설에 내려 갔다가 올라 오면서 너도 울고

나도 울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그런 날도 지내 보아야 한다

오늘은 네가 태어난지 14년이 되는 날이구나

그리고 내가 태어난지 49년째 되는 날이다

우연히 알게된 양력 생일이 같은 날

같은 날에 태어난 우리는 이구나

 

나는 원래 음력으로 생일을 맞지만

올해에는 그냥 너랑 같이 보내려 한다

아무도 모르게 보내려 한다

치우천황 네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어려워도 잘 참아주는 아들 내 아들에게

많이 많이 감사하고 있단다

우리 올해는 작은 소망으로 살아보자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잘 살아보자

많은 환경이 또 바뀌더라도 네가 감수해 주어야 한다

그렇게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올해에는 많이 변하게 될거라는 생각이 든다

사춘기에 받아드리기 힘이드는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그래도 네가 이해해야 한다

 

다시 한번 치우천황 네 생일을 축하 한다

어쩌면 오늘 네가 부쩍 많이 자랐다는

생각이들어서 마음이 뿌듯해 진다

사랑 한다 내 아들아

우리 앞으로도 잘 살아야 한다

사랑 한다는 말 다시 하지 못하더라도

늘 언제나 사랑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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