쥭쟈
허주 김 정 희
세로로 써진 글자에 가로로 읽어보니
쥭쟈
옛말 벽지에서 찾은 가로 글씨에
새해 웃음 보따리를 풀고
예전 다녔던 때때수 그린다
갈곳이 없다고 혜화동 때때수
그때 그 시절이 좋았다
문 닫은지 몇해 지났지만
때때수
그날 기억하며 이슬이 들어가고
꼬막 삶아져서 따끈 따끈한 안주
참 꼬막이였으면 더 맛있는데
참 꼬막은 전라도 제사상에 오르는데
역사는 흐른다
사람도 흐른다
세월은 어디에서 문을 닫고 있을까
누가 부르는 소리가 들리고
가만 가만히 들어보니
바람에 울고 있는 아이
사랑이 애절한 어른이 되기싫은
아이는 새벽이 되어도 울고 있다
참 꼬막이 먹고 싶나
사랑이 그리운가
새벽 바람헤치며
달동네 계단 멀기만 하구나
쥭쟈
새해 바람아
쥭쟈로 세상살이 잊어버리고
한숨짓는 골목길 돌아 돌아
바람이 친구하는 손이 시린방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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