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 창작 한마당/시그림 한마당

하이얀 찔레꽃

만년지기 우근 2009. 5. 21. 21:16

 

 

 

 

 

 

 

하이얀 찔레꽃

                                                             허주 김  정  희

 

외할머니 봄이 되면 말씀하셨다

서창아제 대나무 밭 아래에 가면

찔레 새순 따  먹거라

하이얀 꽃 향내 맡아 보고

꽃도 먹거라

봄에 가장 좋은 먹거리는

바로 꽃이야

삐비도 먹거라

 

작은 밭 도라지 밭 가는 길가

하이얗게 하이얗게 피어난 찔레 꽃

하이얀 꽃 향기 먼저 맡아 보면

꽃 향기는 날마다 날마다 다르다

왜일까

어느날 혼자 먹어야 해서 

맡은 향기는 내 마음에 들지 않아

기분 좋은 날

바람까지 사알랑거리면 그 향내는 마냥 좋았다

 

올해도 피어난 하이얀  찔레꽃 피어있는 유천리

월봉산 아래 할머니는 창평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산에 있다

답답하다며 훨훨 날아다니는 새가 되고 싶다던

할머니 하이얀 찔레꽃잎 향내 맡아보니

향내가 어릴때 맡았던

그 시절로 돌아가 하이얀 꽃잎 하나 하나 먹으며

불러보는 노래 엄마 일가는 길에 하얀 찔레꽃

가만 가만 불러보니

내 앞에 할머니 미소 하이얀 찔레꽃

그래 그래

나에게 엄마는 할머니였지

지금도 그렇지

하이얀 찔레꽃 엄마

피어나는 꽃잎 하나

봄 따 먹으며 추억 하나 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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