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허주 김 정 희
장마비 내리너니
하늘이 오랫만에 웃는가
그대도 미소 지으며 행복한가
잡초처럼 푸르게 자라야 하는데
마음은 상추가 되어
서재에서 땅에 코를 박고 있다
잘 자라라야 한다
잘 커주어야 한다
머나먼 그 길이 오늘 태양이였으면 좋겠다
허기진 시련이 닥쳐도
세월 이끼처럼 까마득한 하늘
흐르고 유유히 또 흘러간다
나이 먹어 보니
바라보는 그대가 되어
그대 마음되어도 보고
하늘을 바라다 보니
반짝이는 눈물 하나 햇살에 빛나는데
시간이 또 그 만큼 흐르고
물처럼 날마다 다른 내가 되어 간다
어제는 어제야
오늘은 오늘이야
내일은 아직 오지 않았어
내가 가진 시간 얼마나 되는지 알아야 해
그 시간을 버려 버리는 일
그 시간에 사람을 잃어버리는 일
인생을 살아가는데
허접한 어떤 일보다 중요 해
그렇게 살아야 해
아픈 사람들 말 한마디 들어주고
가만이 가만이 그자리에서
기둘려 주어야 해
어제 비로 내린 마음
오늘 해로 하늘을 본다
그대 하늘은 지금 무얼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