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상
우근 김 정 희
지천명에 들어서도
달동네에 있으니
아빠 돌아가셔도 나는 없다
나를 어디에서 찾을까
아무도 모르게
아니지
하늘이 알고 있지
바람도 알고 있지
땅도 알고 있지
그러면 되었지 뭐
식구라는게 무언지 나는 모르겠다
그렇게 살아보자
필요로 할때만 찾는 가족
가족이란
탈상을 한다
아빠 돌아가신지 백일
칠제 날
창평을 가야하나
종로구청을 가야하나
많이 망설였다
돌아가신 아빠보다는 희망근로를 택했다
내내 그래
다른 세계를 보며
뭐야 이런 세계도 있어
목구멍이 포도청되어 살아 간다지만
너무한다
너무들 한다
아빠
탈상을 했어
너무들 하는 것
아빠가 더 잘 알지
그래도 나는 살아 갈거야
서울문묘 공기 마시며
이슬이 마시며
구름과자 마시며
그렇게 살다가 가야지
아빠
오늘부터 다른 나
이제 명함도 나왔으니
두 세계를 넘나 들며
여유로운 사람으로
살다가 가야지
아빠가 나를 키우며
가르쳤던 그대로
그런 사람되어 볼께
어려운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사람
힘들고 아픈사람에게 희망을 주는 사람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사람
아빠
잘가
좋은 아빠였었어
항상 침묵하던 아빠
항상 베풀었던 아빠
항상 근면했던 아빠
그런 아빠 큰 딸
이제
세상으로 다시 나아가
새로운 사람 만나고
정겨운 친구 만나고
새로운 오늘 만나고
그렇게 살다 가야지
늘 즐거운 웃음으로
늘 행복한 하루되어
늘 오늘만 존재하는
그렇게 살다 갈거야
나도
아빠처럼
그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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