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발선인장
우근 김 정 희
퇴계원 우리집 화원에 피인
게발 선인장
진한 야한 핑크빛 사랑을 풍긴다
내가 와서 꽃들이 만발한다며
날마다 날마다 행복하다던 그대
빠알간 동백꽃도 미리 피어 웃고
기린초 꽃도 만발했다
사랑도 만발해서
웃고 또 웃어
그래 항상 웃어라
그래 항상 오늘이다
그래 항상 사랑이다
선인장 추워하니
베란다에서 집안으로 들이며
보기도 아까운 자식이다
그대에게는 꽃 사랑이다
내 사랑이 오기전에 오랜동안 키워 온 사랑이다
누구에게 주어라 하지만
아까워서 못준다
내가 속초 바닷물에 발을 담그려 하면
숫놈 문어가 와서 잡아간다고 내 손 붙들던
곁에만 있어 달라고 하던 그대
아까워서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고
둘이 그렇게 원앙처럼
살다가 가자 하더니
게발선인장 꽃이 지니
기린초 꽃으로 바꾸어 주며
날마다 날마다 사랑을 주었는데
꽃들아
화초야
너희들 아빠는 이제 없는데
너희들 엄마는 이제 없는데
너희는 잘 있느냐
너희는 잘 사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