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밤
우근 김 정 희
가라 가거라
누가 누구에게 말하는가
말없이 왔다가 깊디 깊은 상처만 남기려면
이젠 가라
이제는 가거라
광풍에 시달려보지 않았다면
바람아
가져가라
말없는 하늘이 아니다
늘 보고만 있다고
말없이 그냥 침묵한다고
할 말이 없는 건 아니다
죽어 있다고 생각하지마라
영혼은 언제나 너를 보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없어져 버린게 아니다
있다
분명히 있다
가라 가거라
행동하지 않았다고
양심이 버려지더냐
삶은 너만 살아가느냐
마음은 어디에 꼬리를 감추고
하얀눈보며 덮으려고 입만 놀려대면
누가 누가 알더냐
말이란
뱉어내는 순간
허상인지 거짓인지
진심인지
마음이 알고
양심이 알고 있다
이젠 가라
이제는 가거라
시간앞에 서서
돌아오지 못하는 강
건너는 그런 너는 아니냐
가라 가거라
뒤 돌아보지 말아라
인생은 자신이 자신의 길만 걸어간다
자신만이 걸어간다
걸어간다
걸어서 가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