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 창작 한마당/시 한마당

봄이 오는 길목에서

만년지기 우근 2010. 3. 22. 21:55

봄이 오는 길목에서

                                    우근 김  정  희

 

블로그를 시작한지 천일째 되는 날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오랫만에 만남

살아있는 꼼장어 안주 삼아

서로 마신 이차를 한다

친구는 내가 만나는 동안 어제 처음으로

화를 내었나

아니면 무어라 표현해야 하나

그만큼의 삶의 무게가 어려웠을 거라는 생각을 해주었으면 한다

몇마디로 단어 몇개로 말하라 하니

지칠대로 지친 얼굴에는 미소가 흐르고

강이되고 파도되어 흐느끼고 있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나에게 물었다

우리는 무엇이냐

친구이다

남은 생 마지막까지 의리이다

나도 눈을 들어 물었다

서로의 눈이 마주치고

고개를 끄덕이며

손가락 잘린 걸 보니

대일밴드가 무어냐

물었더니 대일밴드가 제격이란다

아닌데 그렇지 않아

친구란

생에 있어서 끝까지 가져가야 할

친구는 의미이다

나를 나로 보아 주어야 하고

친구를 친구로 보아야 한다

어려울 때 친구가 친구 아니야

좋을때 만 친구는 다 갖다 버려야할 쓰레기

추억도 없애버리고

잔영까지도 잘라 버려

친구야

내가 그런 사람이야

나는 그렇게 살다가 갈거야

내가 필요로 하는 사람보다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

그런 사람에게 나는 간다

이제는 안 그래야지 하지만

그런 사람에게 또 갈거라 생각 해

마음이 전해지면 좋겠어

하나도 하나라도 가지라고 말한다면

친구의 마음을 가지고 싶어

우리 머리가 파뿌리되어 있을때도

그대로 마음을 가지고 싶어

친구는 살아가면서 있어야 할

웃음이야

항상 웃는 모습으로 만나고

또 언제나 그자리에서

봄이 오는 길목에서

꿈을 꾸는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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