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 창작 한마당/시 한마당

있는 그 자리

만년지기 우근 2010. 7. 12. 07:10

있는 그 자리

                       우근 김  정  희

 

있는 그 자리에서 멈추어 서서

사람이란

항상 다른 시간을 살아가는데

그리워서

그때가 좋았던 건

아쉬움 한자락이 꼬리를 문다

허허로운 날

아이는 나를 바보로 알고 있다

컴맹이라고 하니

유통에서도 컴맹인 줄 아는지

자존심으로 참다 참다

폭팔해버린 마음

엠피포가 인터넷으로만 된다는 아이

컴시대이지만 아무리 컴시대이지만

물건을 알아보지도 않은 채

그냥 살 수는 없다

나도 어린시절을 살았다

 

달동네에 살고 있으니

이젠 아이도 달동네 아이가 되어가고

나를 달동네 아줌마로 알고 있다

가르친다는 것

보여주어야 하는 것

진정한 사랑이 무엇일까

약속으로 본다면

나는 강화도에 있어야 한다

아이가 나를 이기려 하는데

어거지를 쓰는데

가만히 있지 못하지

한판 또 한 한판

잘 산다는건

무엇인가

자신의 인생을 자신이 살아가는 것이다

자신의 인생을 자신이 알아서 행동하는 것이다

지금이 있어야 한다

또 살아가야 할 이유가 있어야 한다

없으면 살아야 할 이유도 없는가

없으면 자존심도 버려야 하는가

아니다

그건 절대로 내가 아니다

잘살아 간다는 건

내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느끼는 그대로 느끼고

아니면 그대로 바꾸고

없어야 그대로 있을때

그림을 다시 그리기로 한다

달동네에서 다시 그려본다

맑고 고운 하늘

향그러운 꽃 향기

삶으로 다시 귀환하여

살아보자

누군가에게 말했다

우리는 깨끗하고 정직하게 살다가 가자

 

 

'우근 창작 한마당 > 시 한마당'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월 하늘  (0) 2010.09.06
소식  (0) 2010.07.15
나비  (0) 2010.07.05
칠월을 열며  (0) 2010.07.01
대학로   (0) 2010.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