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 자리
우근 김 정 희
있는 그 자리에서 멈추어 서서
사람이란
항상 다른 시간을 살아가는데
그리워서
그때가 좋았던 건
아쉬움 한자락이 꼬리를 문다
허허로운 날
아이는 나를 바보로 알고 있다
컴맹이라고 하니
유통에서도 컴맹인 줄 아는지
자존심으로 참다 참다
폭팔해버린 마음
엠피포가 인터넷으로만 된다는 아이
컴시대이지만 아무리 컴시대이지만
물건을 알아보지도 않은 채
그냥 살 수는 없다
나도 어린시절을 살았다
달동네에 살고 있으니
이젠 아이도 달동네 아이가 되어가고
나를 달동네 아줌마로 알고 있다
가르친다는 것
보여주어야 하는 것
진정한 사랑이 무엇일까
약속으로 본다면
나는 강화도에 있어야 한다
아이가 나를 이기려 하는데
어거지를 쓰는데
가만히 있지 못하지
한판 또 한 한판
잘 산다는건
무엇인가
자신의 인생을 자신이 살아가는 것이다
자신의 인생을 자신이 알아서 행동하는 것이다
지금이 있어야 한다
또 살아가야 할 이유가 있어야 한다
없으면 살아야 할 이유도 없는가
없으면 자존심도 버려야 하는가
아니다
그건 절대로 내가 아니다
잘살아 간다는 건
내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느끼는 그대로 느끼고
아니면 그대로 바꾸고
없어야 그대로 있을때
그림을 다시 그리기로 한다
달동네에서 다시 그려본다
맑고 고운 하늘
향그러운 꽃 향기
삶으로 다시 귀환하여
살아보자
누군가에게 말했다
우리는 깨끗하고 정직하게 살다가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