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흐르고
우근 김 정 희
동대문에는 이대병원이 있었다.
오랫만에 동대문의 새아침을 갔다.
20년정도 만나지 못했던 친구를 어디에서 집처럼 편안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장소가 없을까?
그래 동대문의 새아침으로 가자.
갈때마다 바빠서 눈 인사만 했다.
홍순씨를 동대문 1번출구 앞에서 기다린다.
지금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고 싶다.
머리에는 하얗게 눈이 내려져 있다.
홍순씨는 여전히 20대 모습 그대로 나타났다.
대학시절 우리는 만나자 마자 누구에게도 쉽게 털어놓지 못하는 이야기들을
다 털어놓고 사는 사이가 되었다.
우리는 그런 친구이다.
어렵고 힘들때 가장 마음을 털어 놓고 웃고 울고하며 지냈다.
나는 집안에서 큰딸이였고 홍순씨는 막내딸이였다.
언제나 만나면 홍순씨와 나는 긴긴 시간을 아니 밤을 새면서 이야기했다.
나는 전라도 광주이고 홍순씨는 경상도 부산이다.
집안을 보아도 그렇고 사는 수준을 보아도 그렇다.
세월이 얼마나 흘렀는지 가치관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몰라도
뿌리는 근본은 어디가겠는가.
사실 나는 그걸 글로 남기고 싶다.
현실이 그걸 주저 주저하게 하지만 나는 마음을 가다듬고 있다.
많고 많은것들이 지나가고 있지만 한가지 근본은 바꿀 수 없다.
우리는 이제 어디에 머물러 있는지 모른다.
지금의 가치는 우리가 살고 난 다음 후손들이 판단 할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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