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 창작 한마당/시 한마당

봄 어디에

만년지기 우근 2011. 2. 19. 00:49

봄 어디에

                      우근 김  정  희

 

하루를 바꾸어야 하는게

말을 안듣는 몸을 보니

봄이 어디에선가 오고 있다

이틀동안 병원에 가보니

병원에는 보이는 게

다 환자다

시작을 했으니 끝도 나겠지

올해는 병원으로 나를 두번이나 이끄는

오늘은 아니 어제도 그랬다

아무도 안 만나야 한다

오랫만에 각본대로 되어진 연극은

대박이다

오늘만 같아라

세상살이 그렇게 살다가 가야지

병원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전화가 온다

서울부항기 이인재사장님이다

성훈따주기 책이 필요하단다

어디냐

서울대병원

사업으로 간거냐

아니다 백조다

자원봉사다

부항기 팔면서 꼭 응급시 필요한 책

성훈따주기

성훈따주기는 업그레이드 되어야 하는데

수효사

우리출판사

고성훈스님 성훈따주기

누가 하는가

내가 해야 하는데

사혈침이 일회용이 된지

벌써 몇년째인데

병원에 나와서 벤취에 앉아서

하늘을 보면서 말했다

"성훈스님, 따주기 책 내가 업그레이드 할까요?"

아침 햇살 봄나무가지 사이로 반짝 반짝 빛나고

나는 이제부터 어디에 가야

백조에서 벗어 나는가

대학시절 성훈스님과 같이 두륜산 진불암 같이 오르며

그때도 통일을 기원했는데

그래서 지금도 남아 있는 우리나라 지도 연못 있는 진불암

해남 대흥사 지나 골짜기 올라가면

나오는 진불암

오늘은 성훈스님 진불암에서

내게 했던 말씀

"너는 꼭 학교선생님 해야 한다"

"사업하면 절대로 안된다" 하셨는데

나는 지금 사업하다가 블랙되어 있고

선생님은 교생실습만 했다

글도 돈이 안되고

무엇도 안되고

블랙인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렇게 하루를 열며

기나긴 한숨자락 만 봄바람에 떨고 있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면 무엇을 할까

하얀 도화지 앞에 놓고 침묵 만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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