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우근 김 정 희
80년대만 해도 동숭동 거리였다
그곳엔 학림다방이 있었고
지금도 학림다방은 커피숍으로 이층에 있다
마로니에 공원에서 낙엽지는 가을은 보내기 싫어
눈으로 마음으로 길을 걸으며
햇살 따스한 어느날
샘터화랑에서 본 그림으로
거리엔 비둘기가 있어
좋은 그림이고 다정한 새였다
지금 대학로엔
마로니에 공원 주인으로
비둘기 세상이 되어버려
예쁜 벤취엔 앉을 수 도 없다
비둘기가 쌓아논 똥때문이다
언제부터 비둘기가 변해
평화의 상징물에서
흉물로 전락했는가
대학로에는 여러개 시비가 있다
새로 생긴 시비들 이름엔
성북동 비둘기가 가장 유명한
다른 시가 비에 쓰여져 있어
세상은 이렇게 변해버렸는데
사람은 옛 추억으로 사는구나
사람은 옛 향수로 살아 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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