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 창작 한마당/시 한마당

[서울종로]장대비와 나그네

만년지기 우근 2013. 7. 5. 07:42

장대비와 나그네

                                 우근 김  정  희

 

파고다공원 옆 길에서 만난

장대비를 맞으며

마음은 하늘에 맞닿아

하늘과 사람이 하나가 된다

나그네 되어 살아가는 우산속에서

장대비에 가려야 하는게

바로 카메라였다

교동초등학교를 지나

골목길에서 아구찜으로

여름이 풍요로워지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

나그네가 되어

누구는 누구를 보고 있고

마음은 장대비를 온 몸으로 맞는다

비야

비야

장대비야 내려라

세상이 보이지 않게 내려라

바람도 쉬어가고

구름도 볼 수 없게

하늘은 어떤 얼굴로 가려지는지

모르지만

커다란 검은 우산 속에서

검은 가방만 젖지 않으면 된다

비워버리고

없어져 버려도

남아 있는

무엇일까

삶은 언제나

그자리에서 맴 맴 돌다가

가야 하지

가야 한다

맴 맴하고

돌다가 가야하지

머물지 못하는

가야하는

장대비 내리는 소리

장대비 오려는 소리

나그네 하나가

찾아오는 소리

떠나가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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