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 창작 한마당/시그림 한마당

내고향 창평- 할아버지 바위

만년지기 우근 2019. 5. 8. 18:08



할아버지 바위

                          우근 김 정 희


여름방학이 시작되는 날

광주에서 창평으로 갔다

외할머니에게 물었다

할머니 누가 부자야?

자식이 많은 집이란다

할머니 누가 가장 불쌍한 사람이야?

기억속에 잊혀진 사람이다

죽어서도 내내 기억되는 사람이 있고

살아 있어도 잊혀지는 사람이 있다

창평 내 고향은 외갓집이다

외가에서 태어나 아침이면 할아버지 바위가 보인다

학교를 갔다 올때도 보이고

날마다 할아버지 바위는 

얼굴이 달라지는거 같기도 해

외할머니께 물었다

할머니 오늘 할아버지 바위는 웃고 있어

할머니 오늘 할아버지 바위는 화가 났어

할머니 오늘 할아버지 바위는 울고 있어

할머니 오늘 할아버지 바위는 짜증 났어

할아버지 바위는 그대로인데

니 마음이 그런거 아냐?

국민학교 시절 할아버지 바위는

겨울에는 하얀 눈 얼굴로 추울거 같아

여름이면 늘 푸른 나무 사이로 보이는

큰 바위 얼굴

할아버지는 언제나 웃으며

창평국민학교 하늘을 쳐다 보았다

창평국민학교 1학년 가을 소풍

다음 날

나는 광주 학강국민학교로 갔다

내내 외할머니 혼자 있는게

가장 가난하고 불쌍했다

그래서

방학만 되면 외할머니 집으로 갔다

내가 가면 외할머니가

아이가 있으니 부자가 된다

외할아버지 모습이 할아버지 바위일까?

세살때 전남대병원에서 돌아가신

외할아버지 장례식 날은

하얀눈이 솜사탕처럼 펑펑펑

쏟아져 내리고  

기억은 영화처럼 생생하다

내 고향 창평엔

지금도 할아버지 바위가

나를 기다린다

커서 가보니

할아버지 바위는 숲이 되어 보이지 않는다

겨울이면 보일까?

오늘 큰바위 얼굴을 유투브에서 들으며

내 고향 할아버지 바위가 보고 싶다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작은 소리로 할머니하고 불러본다

외할머니 눈망울에도

할아버지 바위가 웃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