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기도
한솔 김 정 희
★★★★★★★☆
평강공주와 바보온달
중학천에서
날마다
나는
어느 기도
하늘에 올린다
담배꽁초 연못에서
집게로 꽁초 하나에
백만원짜리 꽃을 선물로 받고
회색 때낀 의자 하나
그 의자에 앉아 있으면
의자와 나는 하나일까?
의자와 나는 두개일까!!
하늘을 바라보며
얼굴을 스쳐지나가는
바람에게 묻는다
내 사랑은
어디쯤 오고 있을까?
어디쯤 오고 있을까?
바람이 하트 하나
살짜기 내려 놓고
꾸꾸에게 물어보라 헌다
꾸꾸는 알고 있다 한다
왜 평강공주는 바보온달을
평생 사랑했을까?
일곱 난장이와 백설공주
공주 사랑은 백마탄 왕자다
평강공주 사랑은
바보 온달
일곱 난장이의 사랑은 백설공주
잠만 자고 있는 백설공주
하지만
백설공주의 사랑은
백마탄 왕자
나의 사랑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단 한번도
태어나 남자를 사랑해 본 적 없는
슬픈 가슴을 안고 살아가야 할까?
내 사랑은 어디서
날 기다리고 있을까?
사랑은
사랑이란
내가 선택한다
그게 내 사랑이다
선택받은 사랑은
사랑이
절대로
아니다
아니야
시간이 흘러 흘러
실개천에 손을 씻으며
사랑이여 오라
사랑아 어서 와
백마탄 왕자도
바보 온달도
아닌
내 그대여 오라
성큼 성큼 다가오라
끊겨진 중학천
물길 다시 열어
중학천 돌들은
어느 기도가 되고
햇살에 눈부시게 반짝이는
다이아몬드 빛살 여울
그대와 함께 보고 싶어
지나가는 나그네 바람도
멈춰 버리게
나는 중학천 실개천에
사랑배 하나 띄워
꽃비 내리면
구름이 내려와 덮어 버리게
사랑은
내 사랑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중학천 꽃배에
소원 실어
가슴까지 함께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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