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 창작 한마당/사는 이야기

보고싶은 얼굴

만년지기 우근 2007. 7. 5. 06:00

보고싶은 얼굴     

2007년 4월 15일 맑음

산꼭대기 작은집에 손님이 오셨다
그것도 스님이
이번 천제를 같이 지내시기위해

예전에 원치 않아도 우리 집에는 항시 사람들로 가득했던 시절
그때가 그리워 .... ,,,,,,
다시 그렇게 될거다

1985년 겨울 눈이 펑펑 �아져 앞이보이지 않던 그날
춘천에 내려 전화를 했다

교동을 모른다고하자
그집에 그대로 있으라했다

그런데 날 어떻게 알아보죠?
들어서자마자 내가 손을 들겠다했고 손을 들었다
모자를 쓴 멋진여자가 웃음으로 날맞아주었다

지수 그녀와 나는 이렇게 만나서 그녀 집으로 갔다

눈이내려서 더 어울리는 그녀의 자태 담배향기
나는 술을 마시고 지수는 담배로 취하고 이런 멋스러운 밤을 보냈다
아침에 안방에 들어가 이불을 덮었다
잠이 오지 않았다

서로의 얼굴을 보며 키득 키득
그러다 내 입에서 나온 말 이외수가 이외수가 된게 이유가 있었구만
지수는 자신을 교동마님이라 했다

우리는 하루밤에 친구가 되었다
나와는 판이하게 다른 미인
얼굴은 미스 강원 마음은 미스코리아 진이라 했더니
부끄러워 얼굴을 붉히던 천상 여자

그녀는 끊임없이 담배향기로 말을 이었다
나는 술로 화답했다
그때까지 술만 마셨던 나

그후로도 몇년에 한번씩 그녀를 보았다
변하지않는 지수의 멋
그래서 나는 춘천만 생각하면 빙그레 웃는다
화상으로 고통을 받으며
지수를 생각했다
참아야지 참아서 만나봐야지

서울에 올라와 지수가 원하는대로 편지 세통을 보냈다

그것도 가자마자
세통을 따로 따로 우편함에 넣었다
그중 한통 노오란 수선화편지는 평생 못잊는다며 ... .... .....

나더러 글로 승부해보지 않겠느냐했다
나는 이렇게 답했다
황순원선생님과의 약속이 먼저라

약속은 깨기위해 존재한다고
나는 고개를 저었다

맑은 영혼을 가진 사람이 살아가는 곳
그래도 사람이 있다

하늘에 한점 부끄럽지 않기위해 소리소리없이 오늘을 보내는
나의 하늘은 . . . .... .... 무얼

신바람나게 살아가야해
숨쉬고 있음을
누군가가 외로움에서 벗어나고 있는것 같아

군더더기의 옷을 내앞에서 하나씩 하나씩
아이같은 마음을 닮아가
후 후 후 하며 웃을 겉 같아

그 웃음이 새로운 세상에 번지게 해야해
해가 갈수록 어려지는 삶을 맑아지는 얼굴을 보일 수 있게
난 속삭일거야

단 한 사람에게

그것이 모여모여서 나라가되고
우주가되게

한사람이 세상을 바꾸게

 

                                       2007년 4월 15일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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