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 창작 한마당/사는 이야기

내고향은 창평면 유천리 큰바위 할아버지 1

만년지기 우근 2007. 7. 9. 21:52

 

 

 

'불원복'기 태극기...

              1906년 제작된 불원복기 태극기.

 

 

 

     불원복 태극기 독립기념관에 있는 고광순 의병장할아버지의 유일한 유품                                     창평고씨들이 기세등등한 이유중에 하나라 생각한다

 

 

내 고향은 창평면 유천리 큰바위 할아버지 1

                                                                      우근 김  정  희

 

 

내고향은 전남 담양군 창평면 유천리

앞산에 큰 바위할아버지가 지켜보고 계셨던 나의 고향

 

나는 외가집에서 태어나 외할머니 집에서 자랐다

창평면 유천리가 내가 태어난 곳이요 내 고향이다

어릴때는 몰랐는데 점점 자라다 보니 나혼자만 김가고

모두가 다 고씨였다

 

나는 외할머니 한테 나도 고씨로 바꿔달라고 때쓴 기억도 난다

어릴때 나는 왜 나만 김가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리고 학교에 들어 갔다

창평국민학교에 들어가서도 다른 성씨가 있기는 했으나

워낙에 고씨들 집성촌이고 득세를 했다고 해야 할까

지금도 생각해보면 창평에서 태어난게 자랑거리가 될만큼

기세가 등등 했었다

 

아무에게도 지지않던 기질이 어디서 나왔을까

생각해 보면 유천리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집안에 대해 그야말로 위풍당당 했다고 말하고 싶다

나는 그런 외할머니 밑에서 자라면서 단한번도 집안에서 살림하는 사람으로

키워지지 않았고 세상 일을 해야하고 그것도 당당하게 해야하며

누구에게도 뒤떨어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며 살아온걸 보면

어릴때 교육이 가장 중요하긴 하나보다

 

할머니는 항상 새벽에 일어나셔서 책을 읽으셨다

어쩌다 잠든 눈을 떠보면 불을 켜놓으시고 책장를 넘기시는거다

국민학교는 오리나되는 길이여서 아침에는 몰라도 오후에 갈때는 땀으로

흠뻑 젖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대로 땀을 뻘뻘 흘리고 들어가야 할머니가

아이고 내새끼 하시며 시원하고 맛있는 설탕물을 타주실텐데

머리가 모자라서 집에 들어가기 오분전 냇가에서 얼굴을 씻고 가면

냇물이 땀보다 더 많이 날거라는 바보같은 생각에 얼굴을 씻고

물기있는 그대로 집에 도착을 해보니 땀은 온데 간데 없다

 

나는 화가나서 대문 밖에서 부터 엉엉 울며 들어 간다

할머니 버선발로 뛰어 나오시며 아이고 내새끼 왜그러냐 하신다

나는 억울해서 엉엉울면서 말한다

할머니 학교에서 돌아오면서 머리가 띵하게 아프고 땀으로 목욕을 했는데

그런데 다와서 냇가에서 씻었더니 땀이 도망을 가버렸잖아

할머니 그제서야 무슨 말인지 알아 들으시고 그래 시원한 설탕물 해놨으니

얼른 먹어라  그리고 억울해 하지말고 꼭 개울에서 씻고 오너라

얼굴에 땀이 안나도 더운건 할머니가 잘안다 하시던 할머니

나의 엄마는 사실 외할머니다

다른집은 사람들이 많이 사는데 외할머니는 혼자이셨다

그래서 나는 광주로 가기 싫었는데 엄마가 가을 소풍을 다녀온뒤

광주로 데려 갔다

 

8살 어린아이였지만 나는 할머니를 떠나기 너무 너무 싫었다

막상 광주에 와보니 할머니가 걱정이되어서 방학이되는날

나는 할머니 집으로 왔다가 방학이 끝나기 전날 저녁때 집으로 왔다

외할머니는 혼자서 계시기가 싫어서 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방학이 끝날 무렵이면

며칠전부터 눈에서 눈물이 그렁그렁 열리는걸 보았다.

 

그런 할머니를 보고 나도 이불을 뒤집어쓴채 눈물을 흘렸다.

얼마나 외롬이 진하셨으면 나에게는 말도 못하시고, 그저 그저 눈에는 눈물이

두두둑 떨어질것 같은 눈을 하고서 내가 왜그래 할머니 나 광주가는것 싫어서 그래?

아니다.눈에 담배 연기가 들어가서 그러나보다 하셨다.

 

말 안한다고 모르겠는가! 말 한다고 해서 해결이 될것도 아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