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불 기다리는 사람
김 정 희
가만히 등불을 켜보아
어두운 마음에 들어가
노래 하나 시리게 불러주면
웃음 몰래 감추지 못하고
눈물나게 흐르는 비소리
나를 다소곳이 쳐다보는 등불
별리하는 무서리가 어제로 가며
스치는 바람 흥겨워 주저리 주저리
천천히 천 천 히 살펴보아
헤진 가슴 어디에다 감추었는지
실타래 엉클어진 머리 삼아
이별하고 말못한 사연 종이배 만들어
강물에 띄우지 그래
흘러 흘러서 바다로 모이게
바다는 말이 없고 사랑가만 쌓이고
등불 기다리는 사람 바다만 바라보고
파도가 들려준 소리 들어서 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