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와 가로등
김 정 희
편지로 하루 마감하며
꿈을 꾸며 하루를 열던 소녀
낙엽보다 예쁘던 길 따라간다
어느만큼 왔을까
나는 어디로 가야할까
밤되면 기다리던 펜 꺼내어
아름다운 잉크로 써내려가던 소녀
친구와 속살거리며 하늘 대고했던
하얗게 가버린 약속
그 길 걸어 간다
친구야 친구야
너도 이 저녁 가로등
첫사랑 첫얼굴 첫친구
떠올리며 하얀 미소로
하늘보며 별바라기
그 길 걸어 가고 있지
그 편지 하얗게 잊었지
하루 마감하는 일도
다른 생각으로 바뀌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