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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4] 엄마의 기억

만년지기 우근 2007. 10. 26. 23:21

 

 

[동방 4] 엄마의 기억

                                        우근 김  정  희

 

수화 그녀가 국민학교를 들어갔다.

국민 학교 그것도 5리나 떨어진 곳에서 새벽같이 일어나

책가방을 메고 학교에 가면 수화 그녀는 학교에서 놀림감이 되었다.

학교 전체에서 수화 그녀 혼자서 책가방을 메고 다니는 것이였다.

그것도 시골에서는 한번도 볼 수없는 가죽가방 말이다.

수화는 날마다 놀려대는 것이 창피스러워서 어떨때는 엄마 몰래 보자기에 책을 싸서

학교에 간다.

학교에 갔을때는 좋았지만 집에 들어가면 또 엄마에게 혼이난다.

그녀는 반에서나 선생님들 한테서 거의 학생으로서 대접을 받고 다녔다

학교 선생님 댁에 놀러가기도 하고, 가끔 엄마가 학교에 나타나시면 교장선생님 이하

담임 선생님들과 정답게 이야기를 했다.

나는 학교 담임선생님보다 엄마가 더 무서웠다.

 

6월 어느날 햇살이 유난히도 밝았던 날 그날은 학교에 꽃을 가지고 가고 싶었다.

수화는 외할머니에게 "할머니 나 작약꽃 학교에 가져 갈래"

외할머니는 "그래라" 하셨다.

그래서 작약꽃을 꺾으면서 수화는 이런 생각에 잠겼다.

이 꽃을 학교에 가지고 가면 담임선생님의 얼굴이 꽃처럼 환하게 될것이고.

반 아이들은 나를 또 부러운 눈으로 쳐다 보겠지?

그런 생각들에서 한아름 꽃을 꺾고 있는데 수화 그녀의 뒤에서 벼락치는 소리가 들렸다.

"야! 왜 꽃을 꺾어"

엄마의 소리지르는 얼굴은 세상에서 제일 보기 싫은 이상한 모습이었다.

수화 그녀는 발발 떨면서 "할머니가 학교에 가져가라고 해서 ---- "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엄마의 손은 마귀의 손이 되어서 수화 그녀의 얼굴에 와 닿았다.

엄마는 "꽃 전부 내 놔"

수화 그녀는 바들 바들 떨면서 꽃을 넘겨 주지도 못한채 땅바닥에 떨어뜨려 버리고 말았다.

그러자 수화 그녀의 엄마는 정식으로 매가 등장을 했다.

수화 그녀의 엄마는 부지깽이 같은것을 들고서 닥치는대로 때리는 것이였다.

 

이럴때마다 신처럼 나타나시는 외할머니는 먼저 엄마에게서 매를 빼앗고

"야!  어린것이 꽃을 꺾었기로 그렇게 잘못 했단 말이냐 내가 꺾으라고 했다. 내가" 하시면서 말리셨다.

그때부터는 수화는 눈물이 악으로 변하여 엉 엉 엉 소리를 지른다.

"시끄러워" 한마디면 그쳐야하는 소리지만.

그러자 여지없이 엄마 입에선 "시끄러워 이년아!"

뚝 채재기를 해도 안된다.

그렇게 가져간 꽃이 교실에서 환하게 웃어주었지만 선생님은 미소로도 예쁘게 보여주셨지만,

아침 엄마의 매로 인하여 지금도 수화 그녀의 뇌리속에 박혀서 떠나질 않는다.

수화 그녀는 작약꽃만 보면 두려워진다. 

작약꽃의 부피만큼이나 .....

어느 여름날 아침의 매 탓일게다.

외할머니는 항상 고고한 학처럼 생각이 든다.

그와 반해서 엄마는 무서운 폭군이었다.

그래서 수화 그녀는 외할머니가 너무 좋았다.

그리고 항상 외할머니가 엄마였으면 하고 생각했다.

 

가을 소풍에 엄마가 왔다.

사진도 찍었다.

외할머니와 이별을 해야할 시간이 온것이다.

그때 찍은 사진을 보면 지금도 그때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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