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 창작 한마당/시그림 한마당

울산 치술령 가을

만년지기 우근 2007. 11. 16. 12:57

 

 

 

울산 치술령 가을

                                                  우근 김  정  희

 

 

남으로 남으로 내려가서 맞아버린 가을밤이 깊어져간다

침묵으로 일관된 메밀차 뜨거운 열기에

나는 혀를 데이고 아파해 하는 목소리로

눈을 응시하며 떠난다

밤이 깊어져 가고 주절거릴 수 밖에 없는 자신이 미워진다

 

이슬이로 달래려고 하지만 처음으로 보는 얼굴에게 무엇을 남길까

저수지를 너머 너머 헤메버린 치술령 고개 고개마다 사연으로 깃들고

나는 자유하더라 꼿꼿해진 바위가 되어 새기라 한다

완벽하게 살아온 사람이 있으랴

 

거기에 부처가 살아서 본다면

하늘이 내려와서 바람이 일고

장작개비를 태우던 작업실에서

나오는 소리일까 음악일까

가을일까 저수지일까

 

잠에서 눈을 뜨며 내는 소리에

끙-끙--끄 --- 응

아프지 않고 상처받지 않는 영혼을

시간이 적다하여 퍼 부어버리던 음악을 작곡하고 싶어진다

평생을 그렇게 살지 않았다 한다

평생을 그렇게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 한다

 

마음에서 눈물이 주루륵 주르륵

강이되고 계곡수되어서 흐르는 치술령 가을은 깜깜해

마음을 검게 드리우고

나는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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