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 창작 한마당/시그림 한마당

가을이 가고 있다

만년지기 우근 2007. 11. 27. 17:35

 

  

 

 

가을이 가고 있다

                                               우근 김  정  희

 

하늘에서 내려와 처음으로

무한함이 공간을 넘어 넘어

빛으로 사람에게 안긴다

 

미류나무 잎파리에 눈을 고정시키지 못하게

눈은 먼저 햇빛으로 가려져 있고

가을이 다가와 앉아서 내게 속삭였다

미류나무는 이제 없어진 낙엽이라고

털털거리며 진흙바람을 일으키던 여름

 

거기엔 베어진 가로수가 뿌리채 뽑히고

이름도 어색한 가로수가 심어져서

여기가 어디야 ?

왜 이나무가 가을을 반기지

나는 메타스콰이어를 보면서

없어져 버린 미류나무 잎새마다 잎파리 되어 

흐르던 반짝임 눈이 부셔서 뜨지 못하던 키 큰

누워서 웃고 있는 큰 바위 얼굴을 생각 한다

 

미류나무가 더 아름다웠던 외갓집 가는 길엔

메타스콰이어로 바뀌어져 버렸고

나는 차창으로 미류나무 잎파리가 던져주는

간지러운 여름 햇살에 지치도록 울어대던 매미

가버린 아무리 찾아봐도 없는 낙엽의 흔적을 본다

 

나무가 자라고 가을이 오고

낙엽이 지고 있다

메타스콰이어의 황금길엔 가을이 익어가고

노오란 황금빛을 발한다 하지만

미류나무 잎새만큼 잔잔한 잔허리를 내어서

흔들거리지 않아서 미류나무 가로수가 있는 길로

전설되어 살포시 달려 간다

 

머언 먼 하늘 어딘가엔 미류나무가 새색시

부끄러움으로 다가와서 잎파리를 흔들며

빠알간 홍조띤 볼에 다가가 입 마추고픈 바람에 떨고있는

미류나무 잎파리 햇살 사이로 잔영으로 빛나면

가을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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