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 창작 한마당/시그림 한마당

목화가 피어있는 곡성 겸면 풍경

만년지기 우근 2007. 11. 28. 14:16

 

 

 

 

목화가 피어있는 곡성 겸면 풍경

 

                                                                     우근 김  정  희

 

 

 

효녀 심청이의 고장 곡성 겸면 들녘에서

풍요로운 하얀 목화 밭을 보았다

어릴적 피어나던 그대로 탐스런 목화꽃

솜으로 바뀌기에는 넘쳐나서 필요가 없어

얼마나 시릿 시리하는 하이얀 눈꽃 피어났을까

 

외할머니 가시고 안계시지만

그 품속처럼 화하게 느껴져서

발걸음 멈추고서 목화밭 솜 되거라

하얀 눈송이처럼 편안한 잠 오거라

 

효녀 심청이 무슨 마음으로 임당수에 뛰어 들었을까

논이 변하여 연밭으로 바뀌고

아니 연논으로 이어 이어 뒤집어져도

옆에서 피어난 목화는 누구도 주인이 없나 보다

 

누구를 기다리지 않아서 하얗게 피어나

기다리다 기울려져가는 겨울이 되어서야

하얗게 뽀얗게 드러난 햇것이건만

누가 없어서 기다리지 않는게 아닐런지

 

외할머니 머리처럼 하얗게 되어버린

목화는 어디로 가야 할까

왜 이리도 슬퍼 보이는지

하얗게 밤을 지새우며

숨을 죽이고 눈물만 주르르 주르르

그날 가슴 절이게 조이드시

쓸곳 없어서 피었다가 가버린

지나가는 나그네 눈요기나 되었을까

 

효녀 심청이 목화가 있는 곡성 들녘에 서서

이곳 보면서 무슨 생각 할까

조여드는 하늘가 누워 스밀거리는 오후

목화 이불로 덮어보는 따순 겨울이 그리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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