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 창작 한마당/시그림 한마당

파시 감

만년지기 우근 2007. 12. 2. 17:36

 

 

 

 

파시 감

                                      우근 김  정  희

 

 

내고향 창평은 감나무 고을이다

곳감으로 빗는 고동시가 있고

키큰 장두시가 있고 물감이 있다

단감도 있었지만

유천리에서 가장 맛있는 감으로

감중에 황제는 파시감이다

 

외할머니 댁에 아니 내고향 집에는

파시감 나무로 겨울 장만을 한다

항아리에 지푸라기 한줄 깔고 파시감 한줄 넣고 

하얗게 하얗게 눈이 쌓이면 대청에서 내오는 파시감

장두시도 있고, 고동시도 있고,맹감도 있지만

파시감 맛을 보셨다면 고개를 끄덕이는

감중에 왕 파시감을 먹는다 

우리집 감나무는 돌담이 조금있고

동네에서 하나뿐인 숫은행나무가 서있고

그옆으로 탱자나무로 담벼락을 대신하고

파시 감나무에 열린 감 꼭대기에서 빨갛게 익어 

누구를 기다리나 아래에서 쳐다보면

더 맛있게 반짝이며 햇살에게

감중에 왕 파시감은 겨울 눈을 기다린다

 

파시감은 생김새도 잘 생겨서

외할머니 감중에서 파시감이 최고라 하셔서

장두시 보다 파시감을 더 쳐주었다

탱자열매 노랗고 파시감 빠알갛게 익었던

어제같은 그 시절로 가고파라

남도 자락에 겨울은 익어 익어 간다

 

 

 

 

 

 

 

 

 
   
물망초님 배너2 

                                                         

 

'우근 창작 한마당 > 시그림 한마당'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것이 사랑이노라  (0) 2007.12.03
평범한 인간이 되고프다  (0) 2007.12.03
그래도 나는 나  (0) 2007.12.01
조르바의 풍경  (0) 2007.11.29
목화가 피어있는 곡성 겸면 풍경  (0) 2007.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