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 창작 한마당/시그림 한마당

목련꽃에 내리는 비

만년지기 우근 2008. 3. 27. 05:59

 

 

 

 

 

목련꽃에 내리는 비

                                                         우근 김  정  희

 

 

비가 봄비가 머리를 깨우고

하이얀 비가 되어버린 목련이 나를 보고

한 참을 보고 있노라니

솜방울 하나 둘 셋

봄비 내리는 목련꽃

회기동 목련 되살아 나와 야

목련은 피어난다

 

나의 목련은 그때 꺾여져서

꽃이파리 뚜둑 두두둑 거리며

떨어지기 전야까지 비가 내린다

인생이 저만치 배경으로 남아

한장 두잎 지고나면

봄이 비를 가르고

바람이 병풍처럼 둘러진 교정사이로

둘레를 쳐서

그대

이제는 추억도 멀어져

아름다이 빛나게 하니

세월 흐르는 맛

바로 목련이구나

 

화려한 꽃이라서

빨리가 버리는

아쉬움 지지리도 버리지 못하고

첫사랑이 마지막 사랑이라고

나는 오늘도

그대와

거닐던 그 길을 혼자서 걸어가다보면

어느새 봄비 내게 다가와

온 몸 가득한 향내를

품어내고

혼자라도

그대가

같은 하늘 아래

늘 늘 옆에 서서

있는 그 자리만 비어있다

 

목련꽃에 비가 내리면

목련꽃이 그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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