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에 내리는 꽃비
우근 김 정 희
동작대교에서 남산타워를 보았다
오랫만에 남산을 렌즈로 당겨보니
화려한 꽃밭이다
꽃밭에서 나는 놀고 싶어서
꽃밭의 유혹에 빠져버리고 만다
꽃비가 내린다
꽃비 맞고 싶어서
기다린 봄날에 나는 바람을 맞아보니
꽃비가 우수수 우수수 날려온다
아이 하나가 달려와서 두팔을 벌려
입도 벌려 눈도 벌려졌을까
마음을 벌려서 눈으로 꽃비에게
유혹을 해대며 꽃을 올려다 보니
햇빛 하나가 다가와서 가슴을 열어
그래 너라면 다 주어도 돼
그런 너라면 다 버려도 돼
여린 가슴을 열어 보아도 좋다
아린 가슴을 헤쳐 보여도 좋다
세상살이 세상살이 녹녹치 않아
세월 가는게 그냥 지나치더냐
아무리 아무렇지 않다고 해보아도
눈을보면 알 수 있는 사람
가슴 열어 말하지 않는 소리가 드린다
너라면 그런 너라면
하늘이 꽃비를 내리며
같이 호흡하라 하네
같이 사랑하라 하네
사랑해 라고 속으로 한 말
너는 들어서 알고 있지
너는 보아서 느끼지
말하지 않아도 내리는 꽃비처럼
너는 마음 눈을 내어주었다
들키고 싶어
알리고 싶어
꽃비내려 너를 보라 한다
두드리며 두드리며
열려라 뚜욱 딱이 되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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