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 창작 한마당/시그림 한마당

장대비야 내려라

만년지기 우근 2008. 6. 13. 10:37

 

 

 

 

장대비야 내려라

                                                        우근 김  정  희

 

하늘이 내려와 나에게 말한다

가슴치는 한탄을

그대로 내려라 놓으라 한다

장대비가 내리는 날

차창밖으로 거리가 보이지 않는다

장대비 나가 맞으면

내 마음 남아있는 찌들은 망상들 씻겨져 나갈까

비가 내리는 날

나는 마음을 내리고

머리가 식어가는 걸 본다

 

어느날 인가 보다

그려진대로 내가 바라는 장대비가 내린다

속리산에서

속세를 떠나버리고

왔던곳이 어딘지

그곳에 다시가서

찾아가서 말하고 싶어서

머리는 화산되어 펄펄 끓어오르고

보이는건 허허로운 것뿐

나는 가야지 나는 가야해

 

그리자 그러자

장대비가 하늘에서 내려와

차창을 두드리며 말했다

두두둑 둑둑 두두둑 두두두

두드리며 유음으로 말했다

지금 그자리가 태어난 곳이라고 말했다

비는 그치지 않았다

계속해서 내리는 장대비를

나는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장대비를 맞으며

하늘을 향해 말하고 싶어

장대비가

하늘에서 내려와

처음으로 내게 안긴다

하늘이 준 선물주머니

 

한줄기 받아보니

하늘비가 한줄기 내린다

떠나서 와보니 여기라고 말하는

비 장대비

비가 내린다

장대비야 내려라

장대비야 쏟아져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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