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 창작 한마당/사는 이야기

중매

만년지기 우근 2008. 6. 17. 10:09

 

 

중매

                우근 김  정  희

 

윤지가 내게 나타난건 햇살이 유난히도 맑게 비추던 날

아버지는 은행에 근무를 하셨고 지점장이 되어서 집안이 부유했었다고 한다.

그녀는 그렇게 보인다.

커다란 키에 잘빠진 몸매를 지닌 윤지는 172cm에 하얀 얼굴이다.

나는 그녀를 보자마자 그녀에게 묘한 감정이 일어났다.

어떻게 도와야 하나.

무엇을 도와주어야 그녀에게 도움이될까?

그녀는 나와 비슷한 성격을 가졌다.

말이 없고 얼굴이 밝지가 못하다.

나는 그녀에게 저녁을 먹자고 했다.

묻는 말에만 대답을 하는 윤지는 아직 세상에 대해서 모른다.

 

사회생활을 즉 직업을 갖게 해주라고 나를 만났다.

사회생활을 해야하는데 어떤 사회생활을 하게 해주어야 하는지

나는 윤지의 마음을 알아보아야 했다.

회사에 직원을 원하는지 아니면 실험실에 근무를 원하는지 물었다.

윤지는 실험실에서 실험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언니. 저는 회사에 근무하는것보다는 실험실에 근무를 하는게 좋겠어요."

"그래, 한번 알아보자꾸나."

"광주에서 알아보지 그랬니?"

"광주에서는 근무를 할 수 없어요.집이 부도가 나서 다 부천으로 이사를 왔어요."

"그래? 언제 그렇게 되었는데"

"한달 전에요."

"나는 사회생활을 처음 어디에서 시작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윤지야."

그렇다. 사회생활을 첫직장이 어디냐에 따라서 그 사람의 일생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직업이 운명을 바꾸는지 운명이 직업을 바꾸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

태어나면서부터 주어진 운명대로 살아가는데 자신에 고집을 버리지 못하고 그렇게

그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윤지는 어리지만 큰딸답게 믿음직스러웠다.

나는 누구나 촐싹거리는 사람보다는 믿음직한 사람이 더 마음에 든다.

 

윤지는 운이 좋은지 산부인과 실험실에서 연구원이 필요하다고 하신다.

면접을 보고 실험실에 들어가서 열심히 실험을 한다고 교수이신 송선생님께서 좋아하신다. 

윤지는 나에게 자주 놀러를 왔다.

어느날 윤지가 사무실로 찾아와서 저녁을 같이 하자고 한다.

저녁을 먹으면서 나는 윤지에게 말했다.

"윤지야,너 남자친구가 있니?"

"없는데요?"

"그럼 내가 소개시켜줄께? 너랑 결혼을 하면 좋겠어?"

"예,해주세요."

"그럼 내가 소개시켜줄께?"

그렇게해서 호재를 불러서 윤지 이야기를 했다.

 

호재는 학교 후배로 열심히 실험을 하는 박사학위를 받고있는 학생이 였는데

열심히 다니면서 공부를 하는 열정을 다하는 호재가 나는 나름대로 다르게 보인다.

"호재야, 너 결혼할 여자하나 소개시켜줄까?"

"예, 좋지요?"

"어머니가 여자친구 데려오라고 그러세요?"

나는 사람을 보는 기준이 있다.

우선 부모님을 어떻게 할거냐고 묻는다.

부모님을 어떻게 모실거라는 이야기만 들어도 그 사람이나 집안을 알아 볼 수 있다.

결혼관이나 자식관에 대해 나는 물었다.

호재는 집안에서 첫째이기에 결혼을 하면 양쪽 부모님께 잘할것이며 그것이 자식에게

보여주는 산 교육이라고 했다.

호재의 가장 바라는것은 양쪽 부모를 다 모시는 것이라 한다.

앞으로는 양쪽 부모님들끼리 친구처럼 지내야하는 시기가 분명히 올것이고

자식을 나누는 사돈지간에 가장 가까워야 할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런 사람이라면 나는 윤지와는 너무나 잘 어울릴것이라 생각을 했다.

그리고 세쌍을 중매를 한사람은 죽어서도 좋다고 하는데 나는 아직 한쌍도

중매를 하지 못했다.

 

며칠후 호재와 윤지를 소개시켜 주었다.

그날은 둘이 같은 동료의식을 느껴서인지 좋아하는것 같았다.

호재는 윤지가 우선 말이 없어서 좋았고 외모가 마음에 든다고 했다.

윤지는 더 만나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윤지가 더 좋아할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건 내 착각이었다.

호재는 윤지를 만나기위해서 아예 우리 사무실에 근무를 하다시피 저녁이면 찾아왔고

윤지를 보면 어쩔줄 몰르게 좋아했다.

윤지는 그런 호재가 별로인가 보다.

나는 둘이 시간을 주기위해서 술자리를 만들어서 먼저 피해주기도 했다.

한달이 지나기도 전에 윤지는 내게 말을 한다.

"언니, 나 호재 싫어요."

"아니,왜?"

"너무 집요해서 싫어요."

"호재는 그런 아이가 아니야."

나는 호재가 윤지보다는 어느 측면에서 보나 훨씬 낳다고 생각을 했기에

속으로는 정말 깜짝놀랐다.

"윤지야, 결혼은 평생을 바라보면서 살아가는 일이야. 그래서 호재를 결혼 상대자로

다시 한번 더 지켜보고 이야기 해?"

"언니,호재는 너무나 감정을 드러내고 그리고 사귀고 난 다음에 결혼을 생각해야 하는데.

결혼부터 하자고하니 징그러워요."

"윤지야, 나는 태어나서 소개를 시키는게 처음이고 호재에게는 너를 결혼 상대자로

소개를 한다고 했다. 호재는 윤지 네가 마음에 들어서 결혼까지 생각하고 이야기를 하니까

네가 마음에 부담이 큰가보구나.내가 볼때는 너희 둘이 잘 어울린다."

"언니,내일은 제가 알아서 할께요."

"물론이지. 자신의 인생은 자신이 살아야지."

"그래요."

"나는 이제 너희들 일 모르니까.둘이 알아서 처리해."

"누나, 나는 윤지랑 결혼할래요?"

"내가 중매는 무슨 중매냐 알아서들 하고 다시 내생애 중매는 없다."

 

호재는 윤지를 짝사랑하게 되었다.

윤지는 호재를 있어도 쳐다보지도 않았다.

나는 지금도 이일을 생각하면 인연이라는게 있나보다.

중매장이 역할을 못해준다고 호재에게 나는 많은 술주정을 받아주어야 했다.

윤지는 어느날 사무실에 놀러온 아니 일을하겠다고 찾아온 민혁과 지내더니

수성과 결혼을 한다고 했다.

나는 둘의 결혼을 반대했다.

윤지는 결혼을 수성과 했고 3년이 지나지 않아서 둘은 헤어졌다.

윤지에게 호재는 어떤 인연인지 나는 물었다.

윤지는 지금도 너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호재는 윤지에게 어떤 인물로 비추어졌길래 지금도 고개를 흔들었다.

나는 이일을 보면서 중매라는 이야기만 나오면 호재와 윤지를 생각하고

나도 내 머리를 서서히 흔들어 본다.

중매란 이렇게 아무나 하는게 아니다.

 

둘이 이렇게 되어버리니 호재와 나와도 멀어져 버렸다.

나는 몇년전에 식약청에서 근무를 하고있는 호재와 통화를 했다.

반갑게 통화는 했지만 아직도 만나지는 못했다.

언제나 열심히 살아가는 호재의 젊은날 추억은 없어졌을지

혼자의 추억으로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지 모른다.

호재는 이렇게 말했다.

사랑이 어느날 찾아와서 화살되어 가슴에 꼽히던 날.

그 날을 잊을 수 없다.

가을 바람이 전해 주었던 그날은 영원히 기억에 남으리라.

하늘을 쳐다보니 하늘에 떠있는 구름이 다 나를 위해 그려진

유화로 보였고 세상은 나를 위해서 존재하는것 같았다.

그런 사랑이 없어져야하는 이별이되어서 다가올때

너무 아파서 다시는 사랑을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었고

차라리 기다리자 언젠가는 전해지리라 생각도 했다.

기다려도 기다려도 오지않는 사랑을 보내야 한다고

얼마나 긴긴 시간을 보냈는지 모른다.

시간이 약이라고 하던가!

이제는 다른 여인의 남편이되었고

잊어야할 시간들을 잊어야 한다.

 

나의 중매는 이렇게 한사람에게 커다란 상처를 주었고

다른 한사람도 아이를 데리고 살아가는 이혼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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