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20] 수화가 고등학생이 되었다
우근 김 정 희
수화는 고등학교의 뺑뺑이에서 또 한번의 고배를 마셨다.
우리집에서 같이사는 고모집 은미는 상고를 떨어졌을뿐 아니라
고등학교에 낙방을 했다가 후기로 들어갔는데도 전남여고에 갔고
수화는 사레지오여고에 들어가게 되었다.
중학교에 비하면 얼마나 잘된 일이 였던가.
그렇지만 은미와 비교를해보니 울화통이 터질 수 밖에 ---
그녀가 다니는 사레지오 여고는 모든면에서 남다르게 느껴졌다.
우선 학교 이름부터가 다르고 수녀님이 교장을 맡으셨고 카톨릭 학교였다.
카톨릭 조금은 알 수 있었던 엄숙하고 고결한 수녀님의 사회가 넘겨다 보이기도 했고
수녀님은 인간 이상의 어떤것을 가졌을 것이라는 무한한 착각에 빠지기도 했었다.
성모상 앞에서 묵주를 들고서 무언가 생각에 잠기신 수녀님은 처음엔 성모마리아 이상의
신비함과 아름다움이 배어나오고 있었다.
그러나 그러나 젬마 수녀님은 달랐다.
그 사회 역시 인간들이 경영하고 인간들이 인간답게 꾸며야할 사회가 아니였던가.
젬마수녀님은 자매가 수녀님이 되셨는데 동생수녀님이셨다.
언니 수녀님은 국어를 가르치시는 호산나 라는 세례명으로 얼굴과는 다르게 이름이 아주 예뻤지만
행동과 말씨는 왈가닥 루시 같았다.
수녀복을 입으신채로 자전거를 타지않나 공부를 가르치시면서도 도저히 수녀님같다는 생각이
들지않을 만큼 기가 센 분이였다.
수화의 자아의식에 금이 간것이 칼날 처럼 번득이기 시작한 건지 무엇이 무언지 모를것들로 머리가
터질것 같이 아파온다.
살아간다는 것과 살아온것이 아무리 생각해도 별것이 아니라는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렇다 아무리 채 하는 인간이라도 역시 인간인 것이다.
아침이 되면 눈을 뜨고 일어나고 저녁이 되면 눈을 감고 잠을 자고 태어나서 죽게되는
생로병사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인간이 없다.
모두가 다 마찬 가지다.
인간은 죽기 위해서 태어났고 죽기 위해서 살아가는 것이다.
탄생과 죽음 사이에 살아가는것이 남아있을 뿐이다.
살아가는 순간 순간을 얼마만큼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갈 것인가가
그 삶을 주제하는 것이다.
살아있다고 살아간다고 다 같은 삶은 아니리라.
바람처럼 스쳐지나간 바람의 소리에 얼굴을 스치며 살아버린 삶이있고
회오리가 불어와 회오리 바람같이 살아가는 사람이 있고어느새 왔다가
높새바람처럼 커지고 건조해진 높새바람처럼살아가버릴 인간들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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