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남우짜
이 명 윤
당신은 늘 우동 아니면 짜장
왜 사는 게 그 모양인지
시대적 교양 없이 물어보지 않을게요
그래요, 그래서 우짜라구요
우동이냐 짜장이냐
이제 피곤한 선택은 끝장내 드리죠
짜장에 우동 국물을 부어 태어난 우짜
단짝 같은 메뉴끼리 사이좋게 가기로 해요
화려한 풀코스 고급요리 식당이 진을 친 항남동
눈치 볼 것 있나요 뒷골목 돌아
친구처럼 기다리는 항남우짜*로 오세요
꿈틀대는 이마 주름에 꾸깃한 작업복
당신도 면발계층이군요
면발처럼 긴 가난을 말아 올려요
입가에 덕지덕지 짜장웃음 바르고
우동처럼 후루룩 웃어 보세요
후딱 하나 그릇 비우고 큰 걸음으로
호주머니의 설움을 빠져 나가야죠
달그락 우동그릇 씻는 소리
가난한 날의 저녁이 달그락달그락 쉴 새 없이 와요
아저씨 또 오셨네요, 여기 우짜 한그릇이요
꼬깃한 지폐 들고 망설이다
문을 열고 들어선 얼굴
어쩌겠어요 삶이 진부하게 그대를 속일지라도
오늘두 우짜, 웃자, 라구요
*통영시 항남동에 위치한 분식집 이름. 우동과 짜장을 섞어 만든 우짜메뉴로 유명하다.
통영 항남 우짜를 기다리며
우근 김 정 희
통영 강구안에서 이차를 하면서 들은 우짜
카사블랑카에서 바라본 동피랑은 가을비가 내리고
이제 가을밤은 깊어 가는데
웃짜 우짜
어느게 맞는지 가보자
토영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우짜맛은 어떨꼬
사람들이 어두움을 밝히며 서있다
메뉴를 쳐다보니
어 정말 우짜가 인사를 한다
항남동 명물이 여기에 있구나
포장마차 같은
정겨운 작은집에 사람들이 모여서
가을을 보내고 있다
우짜 두그릇이요
세 사람이지만
저녁을 먹은 우리는 한개에 맛을 보고
바다리님은 우짜를 맛있게 만나게 한그릇 비우고
나오는 우동과 짜장의 화합한 맛
통영에 가시면 항남 우짜를 들어보세요
그리고 크게 한번 웃어 보세요
즐겁지 못한 일이 그 자리에서 녹아
강구안 바다에서 가져간대요
통영 여행으로 웃짜가 아닌 우짜를 드시면
웃을 일 하나가 또 생겨나요
배불러서 한그릇으로 나누워 먹어도 좋아요
맛있게 만나게 우리가 되어도
비워지는 우짜로 또 하나
늘어나는 추억이 생각나서
얼굴에는 빙그레 웃짜가 되는 입술
거울에 비추워 보니
또
우짜꼬
통영 항남 우짜가 먹고 싶어서
그래서 다시 통영 항남 우짜를 기다리며
가을비 내리는 서울에서
우짜로 그냥 웃짜
* 이 시는 항남우짜 이명윤 선생님 시를 읽고 제가 쓴 답시입니다*
통영 사람들의 참 맛을 알 수 있는 새로운 메뉴 우짜라고 생각합니다.
가을 비가 내려서 마음이 낙엽같아 질때 짜장과 우동이 화합한 짜우가 아닌 우짜라고 이름을 지으신
사장님과도 이야기를 나누고 싶고 여기에서 소주 한잔도 먹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인데요.
이날은 기다리는 사람이 너무나 많아서 저 빨간 플라스틱 국자에 덜어서 먹었던 우짜는 추운 겨울 출출할때
호호 불면서 다시 먹어보고 싶습니다.
불경기라고하지만 항남우짜는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을걸 보면 음식점도 아이디어시대 아닌가 합니다.
저는 너무나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여러분도 통영에 가시면 항남 우짜를 기다리며 마음에서 크게 웃짜하며 살아가는 여유가 나올겁니다.
가는 세월이 있으면 또 다가올 미래도 있습니다.
우짜를 먹으면서 저는 그래 웃짜 그러면서 먹었습니다.
맛있는 항남 우짜 를 먹게해주신 바다리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추인호 바다리님과 외국인 마이클이 함께 그린 통영 동피랑 2길 아래 목로주점앞에 그려놓은 작품입니다.
우짜와 어쩌면 같은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동과 짜장이 화합을 하듯이 마이클과 추인호님이 화합하여 만들어낸 두손이 하나되는 작품에서
우리가 자신의 목소리가 아닌 화합하면서 살아가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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