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 창작 한마당/사는 이야기

설날 광주 우리집 보실래요

만년지기 우근 2009. 2. 1. 09:36

 

 

설날 광주 우리집 녹차나무입니다 

하얗게 하얗게 눈이 쌓여서 축복해 주네요 

겨울 국화에도 눈이 쌓여있습니다 

철쭉인지 진달래인지 모르겠습니다 

동백나무에도 눈이 쌓여 있습니다 

동백꽃봉우리입니다 

무화과나무에도 벌써 새눈이 돗아나 있습니다  

 

 

설날 광주 우리집 보실래요

                                              허주 김  정  희

 

집집마다 설날이되면 그 집안의 아름다운 풍경이 있다.

집에 내려가면 여러분은 무엇을 하시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집에 내려가자마자 친정 아빠의 치료를

먼저 해드립니다.

대장암 말기로 작년 3월 30일 서울대병원에서 수술을 하셨습니다.

수술도중 박규주선생님께서 수술장으로 내려오라는 전화를 받고 내려갔습니다.

저는 아빠의 프로테인을 달라고 했는데 양한광선생님께 부탁을 드렸습니다.

서울대병원에서 박규주선생님을 모르는게 아닙니다.

하지만 양한광선생님과 제가 더 친하다는 표현을 하고 싶습니다.

어쩌면 박규주선생님께서는 제가 그말을 하기를 바라셨는지 모릅니다.

저는 이미 부탁을 드렸으니 해주면 될것이고 안된다고 해도 제가 무어라 말하겠습니까.

 

박규주선생님께서 수술장으로 들어가시는 모습을 보면서 저는 아빠는 내가 꼭 완쾌를 시켜야겠다고

다시 한번 하늘에 기도를 드렸습니다.

사람이 태어나서 생로병사를 거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요.

하지만 하지만 지금은 안돼 !

아빠. 내가 이렇게 공기만 먹고 달동네에서 살아갈때 가시면 안돼.

그 생각만 하면 지금도 눈에서 눈물이 피잉하고 도는군요.

"어릴때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  나는 정말 니가 지금 이렇게 살아갈 줄은 꿈에도 생각해본적이 없다"

엄마는 늘 그렇게 말씀하신다.

어렵다는게 무엇인지 처절하게 느끼며 명륜동 달동네에서 치우천황과 나는 살아가고 있다.

누군가 누구인가 세상이 왜 이렇느냐고 억울하다고 호소한다.

세상에 태어나서 억울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다른 사람들이 억울하다고 하면 예전에는 겉으로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속으로는 네 능력부족이야.

나는 그렇게 마음으로 말했다.

그러나 막상 어려워보니 어려움이란 정말 대단한 위력이 있었다.

추락하는데 그 끝이 어디인지 잘 모르겠다.

추락하는것은 날개가 있다고 말하지만 추락해보니 정말 정말로 아프고 쓰라리다.

남들은 잘 모른다.

오죽하면 엄마는 나때문에 밤에도 눈을 감지 못한다는 말을하겠는가.

나도 치우천황의 엄마로서 안타깝고 쓰라리다.

그러나 지금 주어져버린 어려움이라면 어차피 그런 환경이라면 여기에서라도 잘 살아보자.

공기만 먹고 살아가더라도 건강이라도 챙겨야 해.

내 마음을 내가 챙겨야 해.

독수리 타법에 컴맹으로 나는 열심히 글을 썼다.

그래 그렇지 원래 내가 하고자 했던 꿈이 글쓰는 것이였으니까.

 

23년을 사업을 한답시고 너무나 먼곳에서 업무일지로 대신했던 나는 글쓰는게 사실은 즐겁고 행복하다.

그런데 누구에게 보여주기위한 글이 아니라 내 자신에게 쓰는 글이기에

나는 글로는 승부수를 내지 않기로 했다.

그렇다면 사업을 해야하는데 나는 공부만하다가 생명공학쪽 사업밖에 아무것도 모른다.

블랙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사업을하는데 사람을 믿을 수 없는 것이 가장 커다란 문제이다.

직원 생활 6개월만에 독립을해서 23년동안 사장만 해온 나.

나는 그동안 다른회사의 직원으로 들어가 볼려고 어려번 시도를 했었다.

번번히 실패했다.

세월은 훌적 후울적 잘도 지나간다.

동사무소에 찾아가서도 이야기를 했다.

직원으로 근무한 사람은 직장을 그만두면 실업급여를 6개월 동안 주지만 대표이사를 지낸

나는 세금도 훨씬 많이 냈는데도 실업급여가 없다.

나는 종로 세무서와 투쟁을 벌이면서 많은 세상을 배웠다.

 

집과 보험도 다 가져갔다.

아무것도 남지 않았지만 친정이 잘 산다는 이유로 놀고 있는데도 생활보험대상자가 아니다.

내 나이가 몇살인데 친정과 내가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말해도 듣지 않는다.

김충용종로구청장님께 핸드폰으로 만나줄것을 말했다.

개인적으로는 학교 선배이시고 내가 서울의대연구지원점으로 들어가기전에 원남동사거리에서

의료기를 했을때 옥광약국에만 씨티즌 체온계를 주었다.

대학약국에서 더 많이 사겠노라고 했지만 나는 에이전시로 옥광약국만 체온계를 주겠노라고

약속을 했었기에 그 약속을 지켰다.

구청장님께서는 만나주지를 않으시고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사모님이 오셔서 같이 나왔다.

친정이 잘 산다고 내가 생활보험대상자가 안된다는 건.

지금도 이해할 수 없다.

법은 공평해야 한다.

나도 엄청나게 억울하다고 보면 억울한 사람이다.

 

나는 광주를 내려가면 아빠 치료를 주로한다.

40년넘게 해오신 철강사업을 작년에 접으시고 77세의 나이로 2급 장애인이시다.

당뇨로 합병증이 오셔서 눈이 보이지 않는다.

나를 잘 모르는 사람은 그렇게 이야기한다.

아버지 사업을 물려받지 그러느냐고 ---

이번 광주에 내려갔더니 철강사업을 네째 제부에게 물려주셨다.

그렇다.

말이 45년이지 한사업으로 45년을 하기가 어디 쉬운일인가.

달동네에서 살아가는 나에게도 작년 4월까지는 일하시는 아줌마가 있었다.

월급을 주지 못해도 내곁을 떠나지 못했던 조선족 아줌마는 치우천황의 엄마였다.

 

사업을해보면 잘 알겠지만 나는 내 아이의 얼굴을 못보는 날이 많았다.

새벽에 들어와서 아침 일찍 출근을 해버리니 아이는 아줌마가 엄마인줄 알고 살았다.

그후로 나는 집안일을 해야하는 스트레스때문에 많이 정말 많이 힘이 들었다.

아빠가 죽음과 투쟁을 하고 계신다.

그래도 시간은 평등해서 우리집에도 설날 아침이 찾아왔다.

눈이 펑펑 쏟아지는 새벽 운전을 하면서 나는 불어오는 눈에게 말했다.

기축년 새해에는 단 한 사람이라도 억울한 사람이 줄어드는 세상이 되게해 달라고 하늘에 기도를 했다.

새해 아침 디카를 들고 집 정원을 나가보았다.

녹차나무위에도 동백나무위에도 정원의 다른 나무에서도 함박눈이 소롯이 쌓여 있다.

나는 디카로 보이는 나무들에게 말했다.

기축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정원에 있는 나무들이 나를 보면서 미소를 짓는다.

무화과 나무는 대문밖에서 나를 보면서 손짓을 한다.

그래 너도 많이 예쁘구나.

 

나는 아들이 둘이 있다.

치우천황과 내가 같이 살고 있고 광주에는 둘째 김기현 아들이 살고 있다.

엄마 아빠에게 보내준 선물 둘째 아들은 광주에서 잘 자라고 있다.

엄마 아빠가 원하는대로 공부 열심히 잘해서 훌륭한 사람되고 싶단다.

나는 두아이들을 믿는다.

자유를 주어서 키우고 있는 치우천황과 김기현 학교공부를 잘하는 둘째 아이.

나중에 커서 사회에 나가면 누가 더 잘 살아가는지 어떻게 살아가는지

나는 두아이들의 삶을 글로 남길것이다.

엄마는 외동딸이기에 외갓집 제사를 모시기위해 곡성에 절을 가지고 계신다.

올해는 눈이 많이 내려서 집에서 차례를 모신다고 한다.

엄마나 나나 태어나서 일하는 사람없이 살아가는게 아마도 처음인지 모른다.

사업을 그만두신 엄마는 일하는 사람이 없다.

며칠이나 가는지 보려고 한다.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자식이 소중한가요.

그러시다면 보석으로 키우지 마시길 바란다.

내가 귀하디 귀하게 자라다보니 나이들어보니 아니 어려워보니

귀한 아이 일 수 록 세상살이 어렵다는 걸 피부로 느끼게 하면서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모가 되어보니 자식을 어떻게 키워야 잘 키우는 것인지에 대해 심사숙고하게 된다.

아빠 엄마가 나를 이렇게 키워주었지만 나는 내 아이들을 내 방식으로 키운다.

아니다. 내가 키우는게 아니라 아이들이 스스로 커간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

아빠는 말씀이 없으신데 서울에 오시면 내가 집안 일 일하는게 못마땅해서 치우천황에게 시킨다.

모두들 자식이 더 중요하나 보다.

하지만 나는 부모가 더 중요하다고 가르친다.

내가 태어난 부모 너를 낳아준 부모가 더 중요해야 세상이 똑바로 된다는 생각이다.

 

남의 자식은 다이어몬드이고 내자식은 은처럼 아니 동처럼 키우고 있다.

나라도 그렇게 하고프다.

나라 걱정때문에 나는 TV를 보지 않는다.

들어서 기분좋은 일보다는 반대가 더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내가 똑바로 살아가고 있는지 항상 체크하면서 살아간다.

다른 사람에게 나는 얼마나 배려를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가.

모두들 다른 사람에게 탓을 돌리지만 나는 남을 탓 할바에야

내가 그 사람이 되어서 똑바로 살아가자고 이야기하고 싶다.

나는 내 자신에게 늘 정직한지 묻는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긍정적인 면만 바라볼려고 노력한다.

의심하지 않으려한다.

텅비워버리니 마음이 비워진다.

어제는 백회에 벌침을 맞았는데 아프지 않았다.

벌침이 안들어간게 아니냐고 물었다.

깨달은 하나가 있다면 비워버리니 욕심이 없어진다.

비워버리니 여유있는 웃음이 나온다. 

이제 일도 술술 잘 풀려나갈 것을 굳게 믿는다.

새벽에 일어나서 기도를 했다.

우리민족이 깨어났으면 좋겠다.

우리나라가 21세기의 주인공이 되었으면 좋겠다.

세계 사람들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박장미 얼굴에 자신감이 생겼는지 외할머니집에 오더니 화장을 하면 더 예쁘다고 말한다. 

장미뒤에 권유진이 보이고 박선미 사진에 찍히지 않으려고 한다.

대학생들이 되어버린 조카들을 보면서 유진이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어른들상 따로 아이들상 따로 차려져서 저녁을 먹는다 

치우천황 뭐가 그리즐거운지 웃고 있다 

현재는 막내인 정현국이 나는 제일 예쁘다.

내리 사랑이라고 말해야할까?

나는 네째 여동생에게 예쁜 딸하나 더 낳으라고 말했다.

내 나이가 몇살인데? 뭐 아이를 ---

언니나 낳아.

그래 낳을 수 있으면 낳지 나는 그러고 싶은데 --

환경이 그렇게 되지 않네. 

왼쪽 정현국 박현선 치우천황 이녀석들이 어떻게 이렇게 나란히 앉아 있을까?

아이들이 현재 11명이다.

그중에 가장 점잖은 녀석들이다.

박현선은 잘생기기도 했다.

조카라서 내가 보기에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빠알간 안경테도 멋지게 보이고

항상 옷도 귀공자처럼 입는다. 

큰조카 박장미 그옆에 웃고 있는 박서방 둘째 사위인데 믿음직스럽다. 

엄마 아빠에게 언제나 웃음을 주는 박서방에게 나는 마음으로 늘 고마워 한다.

거실에서 우리집은 설날 저녁 시간 이렇게 보냈다.

 

제 블로그를 찾아오신 모든 분들도 모두 모두 기축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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