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 창작 한마당/우근의 한소리

故 노무현 전대통령 당선되던 날을 추억하며

만년지기 우근 2009. 5. 24. 15:37

 

 

 

 

 

 

 

 

 

 

 

故 노무현 전대통령 당선되던 날을 추억하며

                                                                  허주 김  정  희

 

명륜동에서 몇년을 살아 왔을까?

가만 가만 생각해보니 벌써 오래되었다.

문자메세지가 10시 18분에 왔다.

노무현대통령 서거 메세지 였다.

가슴이 철러덩 내려 앉았다고 말하고 싶다.

역사가 어떻게 앞으로 나아가는게 아니라 거꾸로 거꾸로만 흐르는지 모르겠다.

나는 경상도 전라도로 패가 나뉘어진 한국의 현실에 피를 토하고 싶다.

나는 전라도가 고향이지만 경상도 기질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경상도 선생님들과 더 절친하게 지낸다.

좁디 좁은 땅 덩어리에서 두패로 세패로 갈라져서 도대체 어쩌잔 말인가.

똥 묻은 개가 재 묻은 개를 나무란다는 속담을 나는 지금 말하고 싶다.

 

깨끗하다는게 진정 무엇인지 물어 보고 싶다.

누가 누구를 탓하고 있는지 나는 하늘에게 물어 보고 싶다.

어처구니 없는 우리의 현실이다.

자살율 세계1위인 나라답게 대통령도 자살을 했다?

노무현 전대통령과 나는 깊다면 깊은 인연이 있다.

대통령 당성되기 전해에 민주당사를 찾아갔다.

물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만나서 악수를 하면서

" 저는 앞으로 앞집 아저씨라고 할께요?"

웃으면서 내 얼굴을 보시더니

"아! 맞아. 우리 아침마다 만나지요?"

나는 그날 그렇게 이야기했다.

"대통령에 당선되실 거예요. 제가 힘닫는데까지 밀어볼께요."

그날 본인의 책을 선물해 주셨다.

소탈한 앞집 아저씨였다.

그랬다.

나는 그 당시 서울의대 연구지원점을 하고 있어서 출근 시간이 8시 였다.

7시 50분쯤 카니발을 타려고하면 언제나 차가 내 앞에 서 있었다.

누구보다도 더 故노무현 전대통령을 잘 안다는 표현을 하고 싶다.

나야 사업을 한다고 아침 일찍 출근하지만 노대통령도 아침 일찍 출근을 했다.

나는 그분의 성실함을 보았다.

그리고 믿을 수 없는 일처럼 정말로 대통령으로 당선이 되었다.

앞집 아저씨 덕택에 우리집까지 취재진들로 북새통을 이루웠고

노무현대통령으로 당선이 되자.

 6살인 치우천황 아들이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

"밖에 나가서 추어라."

부끄러워서 못 나간다고 말하는 아들이다.

광주 둘째 아들에게 전화가 왔다.

"형아는 왜 TV에 안나와요. TV에서 보고 싶으니 나오라고 하세요."

"네가 직접 이야기 해. 형은 부끄러워서 TV에 못 나가겠데."

전화를 바꿔주자. 동생 이야기를 듣던 치우천황이 나에게 말한다.

"엄마,TV에 얼굴만 나오고 인터뷰는 안 할거야?"

"그래,그렇게 해."

밖으로 나가서 아들 TV에 얼굴만 나오게 좀 해달라고 했는데

마당으로 내려가니 인터뷰를 했다.

얼굴이 빨개져서 말도 못할줄 알았는데 웃으면서 당선이 되어서 좋다고 말했다.

광주에서 전화가 왔다.

형 얼굴 보았다는 것이다.

 

저녁이 되자.

주민 중 누군가가 돼지 한마리를 바베큐로 가져와서 나는 아줌마를 시켜 소주와 맥주를 나누워 주었다.

일하시는 아줌마가 내게 말한다.

나가서 소주 한잔 하라는 거다.

새벽시간 시끄러워서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밖에 나가보니 돼지 한마리가 거의 동이나고 있었다.

나는 "뭐 필요한 것 없으세요? 술이 없으시면 술을 가져 올께요."

몇 잔을 마시다가 술을 가지러 집으로 들어가려 하는데

어느 기자 분이 다가와서 " 저 미군부대에 있는 기자인데요. 추워서요.

몸 좀 녹이고 가면 안될까요?"

"예, 그렇게 하세요."

나는 아줌마에게 술상을 봐달라고 하고 소주 몇병을 밖에 내다 주었다.

"새벽이 되니 많이 추우시지요?"

미군부대에 근무를 하신다고 해서 나는 소주를 마셨고 박병준선생님께는 맥주를 드렸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몇 시간동안 술잔을 기울리며 집에서 했다.

그후 3년이 흐른 뒤 박병준선생님께서 전화를 주셨다.

그동안 미국에 가셨다가 오셨다고 한다.

그날 저녁 우리집에서 소주를 마시고 싶으셨단다.

그러면 말씀을 하시지요.

그후 몇번을 더 만났고 현재는 연락이 끊어졌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 당선 되던 날은 동네 축제였다.

나도 그집에서 나와 현재는 달동네 명륜3가에 살고 있다.

어제 노무현집을 찍고 싶어서 집앞에 차를 세우는데 경비아저씨가

마침 MBC에서 나와 인터뷰 중이었다.

나는 차에서 내려 집을 찍고 있는데 인터뷰를 하자고 했다.

"다른 주민 먼저 인터뷰하세요. 저는 사진을 먼저 찍을께요."

사진을 찍으면서 나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앞집 아저씨 정말 더 억울한 김정희도 살아 있는데 그렇게 가버리면 어떡해요.

봉하마을에서 같이 사진도 찍고 그럴려고 했는데 ---."

장미도 예쁘게 피어있는 현대하이츠빌라는 너무나 오래된 건물이다.

물망초도 피어있고 앞 마당은 그대로인데 벌써 추억으로 담아야 하다니요.

접시꽃도 있군요.

아침마다 출근하면서 눈 인사를 나눈것도 이젠 추억으로 만 담아야 겠군요.

저도 어제 덕분에 MBC에 나왔어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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