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 이런 다냐
우근 김 정 희
꿈을 꾸었다
돌아가신 아빠가 생전 모습으로 나타나
환자 그 모습이다
여름 옷만 보이고
체크 잠바 더러운 물감으로 색이 바래 보여
아빠를 찾으니 없다
화장실을 열어보니
누워 계신다
아빠
아빠는 거기에 누워 계시는데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른다
아빠는 눈이 보이지 않고
움직 일 수 도 없다
내 목소리에 눈을 뜨시며
내가 왜 이런 다냐
나는 사람들에게 아빠를 안방으로 빨리 모시라 했다
등치 커다란 아빠 안방으로 편하게 눕혀 드리고
꿈을 깼다
낮에 청학선생님 만나서
한 여름밤의 꿈을 이야기하다가
문득 아빠 이야기가 생각나서 말했다
혹여 아빠도 천도가 안되셨을까
백일 탈상도 홀로 해드렸는데
정말 잘 사시다가 가셨는 데
오직 나만 걱정 하셨는 데
아빠 여기는 걱정 마시고
좋은 곳으로 가세요
당신도 같이 가세요
나에게 두분은 사랑이예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내가 왜 이런 다냐
그 뜻이 무언지 너무나 잘 알지만
그래도 여기는 여기
거기는 거기
잘 가세요
미련 떨쳐 버리시고
좋은 곳으로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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