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 창작 한마당/시 한마당

새해 첫날

만년지기 우근 2010. 1. 2. 10:27

새해 첫날

                    우근 김  정  희

 

첫날

새해 첫날

무엇을 해야할까

핸드폰 문자메세지

잘못하다가 수신메세지

다 삭제되어 버리고나니

작년 정말 다사다난했고

태어나서 겪지 않았던 일

많이 많이 공부했다

 

나에게 가장 소중했던 남자

두분을 하늘로 보냈다

십일 늦게 태어난 사촌동생 만나

대창구이에 이슬이 마시며

지천명을 이야기했고

국민학교때 아빠 밥 빼앗아 먹었던

우리는 아빠 밥때문에 컸는지 모른다

 

다른 형제도 많았지만

오직 아빠 밥상에서 밥을 빼앗아 먹을 수 있는 건

우리 둘뿐이였다

우리는 밥을 먹으면서도

아빠 밥을 기다렸다

그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는 그 시절로 돌아가서 웃었다

입맛을 다시는 입술

막상 들어가는 건

이차 생맥주였지만

아빠 밥은 반찬도 우리밥상보다 없었는데

왜 더 맛있었을까

우리 둘은 정말로 두번 밥을 먹었다

어떨때는 우리가 더 많이 먹었다

아빠는 나에게 말했다

너희 둘이 우리 집안 일으켜야 한다

그렇게 키웠는데

그런 사랑 다시 어디에서 받을까

내가 택한 사람도 그랬다

나 그런 사람 다시 있다면

다시 있기만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 둘

지천명이 되도록

고생만 했는데

앞으로 잘 살아가야 해

아니야

지금도 우리 순수하게

인간성 잃지 않았어

어쩌면 잘 살아간다는 건

사람답게 살아가는 거야

내 인생에 있어 두남자

오월오일 돌아가시고

오월오일 태어나셨고

두남자

하늘나라에서 무슨 이야기를 나눌까

 

우리 둘

사람답게 살다가 사람답게 돌아가자

우리 둘

그렇게 살다가 돌아가자

 

 

 

'우근 창작 한마당 > 시 한마당'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꽃으로 바라보는 세상  (0) 2010.01.04
새해 휴일  (0) 2010.01.03
이런 새해  (0) 2010.01.01
겨울 찬바람  (0) 2009.12.30
오재날은 하얗게  (0) 2009.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