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우근 김 정 희
첫날
새해 첫날
무엇을 해야할까
핸드폰 문자메세지
잘못하다가 수신메세지
다 삭제되어 버리고나니
작년 정말 다사다난했고
태어나서 겪지 않았던 일
많이 많이 공부했다
나에게 가장 소중했던 남자
두분을 하늘로 보냈다
십일 늦게 태어난 사촌동생 만나
대창구이에 이슬이 마시며
지천명을 이야기했고
국민학교때 아빠 밥 빼앗아 먹었던
우리는 아빠 밥때문에 컸는지 모른다
다른 형제도 많았지만
오직 아빠 밥상에서 밥을 빼앗아 먹을 수 있는 건
우리 둘뿐이였다
우리는 밥을 먹으면서도
아빠 밥을 기다렸다
그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는 그 시절로 돌아가서 웃었다
입맛을 다시는 입술
막상 들어가는 건
이차 생맥주였지만
아빠 밥은 반찬도 우리밥상보다 없었는데
왜 더 맛있었을까
우리 둘은 정말로 두번 밥을 먹었다
어떨때는 우리가 더 많이 먹었다
아빠는 나에게 말했다
너희 둘이 우리 집안 일으켜야 한다
그렇게 키웠는데
그런 사랑 다시 어디에서 받을까
내가 택한 사람도 그랬다
나 그런 사람 다시 있다면
다시 있기만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 둘
지천명이 되도록
고생만 했는데
앞으로 잘 살아가야 해
아니야
지금도 우리 순수하게
인간성 잃지 않았어
어쩌면 잘 살아간다는 건
사람답게 살아가는 거야
내 인생에 있어 두남자
오월오일 돌아가시고
오월오일 태어나셨고
두남자
하늘나라에서 무슨 이야기를 나눌까
우리 둘
사람답게 살다가 사람답게 돌아가자
우리 둘
그렇게 살다가 돌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