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있다면
우근 김 정 희
그래 생각해보니
나는 작년에 두사람을 보내고
상중에 있다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다시 생각을 정리해 본다
가버리면 되는 줄 알고 갔을 것이다
며칠의 시간이 흐르고 나니
다들 일상으로 돌아가고
나만 남아 있는가
이렇게 홀로 되어
이렇게 혼자 되어
푸른 꿈을 다시 그려 보려고 한다
어느날 문득 문득 나타나는 그리움 한자락
산이 되고 강 바람으로 일어난다
그럴 수 만 있다면
흔들어서 묻고 싶다
바람에게 말하고
파도에게 물어 본다
누군가 있다면 지금 묻고 싶다
나는 어떤 얼굴로 살아가고 있는지
사월부터 일이라는 걸
다시 시작하는 인생처럼 한다
그래
87년 그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아니다
그때는 없는것에서 시작했다
지금은 마이너스 블랙인데
그래도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탯줄을 끊을 때
세상과 처음으로 마주하는 마음으로
기억에 없다고 없는건 아니다
끊어야 산다
없으면 없는대로 살아야 한다
빈손으로 태어나서
빈손으로 가야하는
인생살이 아무려면 어떠리
백수에서 탈출하며
이제는 시급으로 살아가 보자
나에게 어떤 인생이 기다리고 있는지
목구멍이 포도청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놀 수 없으니
놀고 먹는게 지긋지긋하게 싫고
세상살이 가장 어려우면
가장 낮은 자세로 살아 가 보자
바람이 불어온다
상념들이 연기되어 떠돌아 다니고
어제는 어제일 뿐
그리움만으로 살 수 없다
그리움으로만 살 수 없는 시간
기다리는 또 한자락 남은 내일이 부른다
있는게 있다면
없는게 없다면
기억들 마져 지워버리고 싶은데
추억은 여기저기 모자이크 되어
떠돌아 다니고
한개씩 한개씩 모아서
인생이라는 작품을 만들어 보자
작년 이맘때 나는 무얼했는지
날마다 날마다 지쳐가고 있었지
여행같은 인생살이
누군가 있다면
보고 있다면
볼 수 없음에 마음으로 알아야 하는데
누군가 있다면
바람으로 살아
보이지는 않지만 느낄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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