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 창작 한마당/시 한마당

청명과 한식날을 보내며

만년지기 우근 2010. 4. 6. 18:22

청명과 한식날을 보내며

                                        우근 김  정  희

 

내내 아파하면서 보내는 두 날

작년까지만 해도

날씨가 좋구나

비가 내리지 않는구나 했다

어제 끙끙 앓다가 들여다 본 달력엔

오늘이 한식날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아무렇지 않아야 하는가

못가보니 잘들 계시라 했다

누군가는 산소에 가 보리라

누군가는 추모공원에 갔을까

 

점점 더 아프지 않기로 한다

49재로 다 날려버리는 현실이지만

나만 그런가

아침 하늘을 보니

잿빛이다

비라도 내릴것 같은 한식 날

멀리서 나를 바라다보니

모습 그대로 마음만 찾아가서

몸은 걸음 걸음 걸어서 가는구나

향 하나를 피우며

바람에게 말한다

마음은 어디로 가있는지

너는 알고 있지

퇴근을 해 바라보니

청매화꽃 한송이만 피어나

자세히 들여다보니 두송이가 한송이처럼 보인다

디카로 바라다 보니

한참을 들여다 보며

아름다운 오늘 선물이구나

한쌍이 이렇게 곱게 피어 있으니

햇살받아 빛나는데

눈에서는 한방울 흐르고

한 숨만 길게 나온다

살아가는 한

기억 내내 되어질 오늘

청명과 한식날을 보내며

나는 마음이 두곳에 다 가 있구나

나는 마음만 두곳에 다 보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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