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 창작 한마당/사는 이야기

세월이 흐르고

만년지기 우근 2010. 11. 29. 17:39

 

 

동대문 성곽공원이라고 써있었던곳이 이대병원이다.

이대병원이 있을때 교회는 작아 보였는데

병원이 없어지고나니 동대문교회만 남아 있다

 

 

종로쪽 횡단보도에서 신설동쪽을 찍어 보았다

 

 

이대병원이 있었던곳엔 지금 내 마음같은 갈대가 가을이 끝나가는 걸 가르쳐준다

앙상하게 남아

긴긴 겨울 바람에 씻겨지면서

무엇이 남아 있으려나

봄을 기다리는 바람불면 춤을 추는 갈대

뿌리는 그대로 남아 있어

한해의 옷을 벗어 버리고

겨울 여행을 떠난다

나는 갈대에게 말했다

어제는 이제 가거라

오늘만 있다

내일 만 다가올 오늘이다

 

 

동대문이다

남대문은 얼마나 복원이 되고 있는지

부산에서 올라온 현우는 동대문역에서 내려서

만났지만 남대문이냐고 물었다

 

 

가을이 끝을 이야기한다.

겨울이 시작이야.

속삭인다.

끝과 시작은 언제나 이렇게 말한다.

 

세월이 흐르고

                          우근 김  정  희

 

동대문에는 이대병원이 있었다.

사진을 찍으면서 정말 언제 없어진거야.

오랫만에 동대문 새아침을 갔다.

정흥진전 구청장님 사모님께서 아구찜과 칼국수를 하고 계신다.

20년정도 만나지 못했던 친구를 어디에서 집처럼 편안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장소가 없을까?

생각하다가 그래 동대문 새아침으로 가자.

그동안 갈때마다 바빠서 눈 인사만 했었다.

오랫만에 이른 시간만남에 반갑게 인사를 하며 이야기도 했다.

부산에 사는 홍순씨를 동대문 1번출구 앞에서 기다린다.

지금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고 싶다.

머리에는 하얗게 눈이 내려져 있다.

화장도 안했다.

홍순씨는 여전히 20대 모습 그대로 나타났다.

놉은굽 구두에 이제 지천명이 된 서로의 얼굴에는 주름살만 보일것이고

20대 빛나던 청춘들이였는데 곱디곱게만 자란 우리다.

대학시절 우리는 만나자 마자 누구에게도 쉽게 털어놓지 못하는 이야기들을

다 털어놓고 사는 사이가 되었다.

우리는 그런 친구다.

어렵고 힘들때 가장 마음을 털어 놓고 같이 웃고 울고하며 지냈다.

나는 집안에서 큰딸이였고 홍순씨는 막내딸이다.

언제나 만나면 홍순씨와 나는 긴긴 시간을 아니 밤을 새면서 이야기했다.

나는 전라도 광주이고 홍순씨는 경상도 부산이다.

집안을 보아도 그렇고 사는 수준을 보아도 그렇다.

세월이 얼마나 흘렀는지 가치관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몰라도

뿌리는 근본은 어디가겠는가.

사실 나는 그걸 글로 남기고 싶다.

현실이 그걸 주저 주저하게 하지만 나는 마음을 가다듬고 있다.

많고 많은것들이 지나가고 있지만 한가지 근본은 바꿀 수 없다.

우리는 이제 어디에 머물러 있는지 모른다.

지금의 가치는 우리가 살고 난 다음 후손들이 판단 할거라고 생각한다.

나만 살다가 가는 이 땅이 아니다.

유구한 역사를 지닌 우리 한민족은 21세기에 최고가 되기를 바라면서

우리는 씨앗으로 살다가 가고 우리 자손들은 그것을 누렸으면 한다.

 

밤에 눈이 펑펑 쏟아지는데 보내야 했다.

마음이 많이 아팠다.

부산에서 올라오면 마음껏 갈때까지 있었으면 했는데

내가 지금 이렇게 살고 있으니 ---.

혜화역에서 택시를 타는걸 보고 집까지 올라오면서 펑펑 쏟아지는 함박눈에게 말했다.

다음에 만날때는 이런 모습이 아니기를 ---.

상상도 못했다는 말을 들으면서 여기에 적응하기까지 아니지 

아직도 나는 적응이 안되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직시해야 만 한다.

이것이 바로 나이니까.

없어보지 않고서는 절대로 알 수 없다.

없다는게 얼마나 힘이드는지.

학생시절에도 아파트가 작아서 문을 열고 다녔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

옛날이여인가.

올 여름은 여러가지로 그랬다.

달동네집에 홍수피해를 두번이나 당했으니

머리로는 이해가 가지 않지만 두번이나 집안으로 물이 들어왔다.

정말로 힘이드는 건.

남들은 잘 모르겠지만 치워도 치워도 안되는 작은공간.

작은집에 들어올 생각을 하면 한숨부터 나고 들어오면 만사가 귀찮고 피곤해 진다.

다 내가 저지른 일이지만 ~~~.

자식들이 귀하다고 너무 귀하게 키우면 안된다.

귀할수록 잘 살아야하니까.

없는것도 보여주고 일도 하게하고 세상은 언제나 두가지가 다 존재한다는 걸

알게 해야한다.

나는 그래서 그렇게 키운다고 키우고 있는데

다른 사람은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지 ---.

마른 나뭇잎이 바람에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오늘 아들은 나에게 싸인을 하라고 한다.

선진기술고등학교를 가겠다고해서 나를 며칠동안 가슴 철렁하게 했는데

오늘은 인문계를 가겠다는 싸인을 하라고 한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한가지만 잘하라고 했는데

고등학교를 인문계가 아닌 기술고등학교를 가겠다고 했을때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맞이할 시간들이 살면서 얼마나 중요한데.

결국 나는 말했다.

니 인생 니가 살것이니 알아서 하거라.

말도 못하고 며칠을 끙끙대며 기도만 드렸다.

당연히 선진기술학교라 생각했는데

인문계가 쓰여져 있어서 이게 뭐냐고 물어보았더니

인문계라 한다.

내 친구들은 다 대학을 다니는 아이들이고

빠르면 결혼도 했으리라.

서울대병원에서 나오면서 오늘은 의대쪽으로 나왔다.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서 이것저것을 물어보았다.

나의 때가 오기는 왔는데 그러나 천천히 아주 천천히 시작해보려한다.

오늘은 여기저기에서 전화가 온다.

이제 때가 오고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어느새 11월도 하루만 남았다.

 

 

 

노란 은행잎이 말라가면 겨울은 동장군으로 다가온다

이 자연의 섭리에 누가 있어

바스락거리는 바람이야

낙엽이야

가을 마지막 합창이야

떨어져서 나 뒹구는 낙엽

인생은 날마다 낙엽이 진다

 

 

동대문 새아침이 보인다

밖에서 찍어 보았다

 

 

동대문 새아침에 오셔서 싸인을 하셨는데

내가 가장 마음에 든 건

오신분들이 년,월.일을 기록해 주셨다

친필이니

감회가 새롭다

 

 

오늘은 맛집으로 소개를 해야지 굳게 마음을  먹었다

홍순씨 오기전에 사진을 찍었는데

일층에서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다

 

 

블로그를 하면서 사진을 찍고 글을 써야 하기에

음식점 명함을 나는 꼭 챙긴다

예약을 할 수도 있으니까

 

 

명함뒷면이다.

동대문 1번 출구에서 종로쪽으로 보시면

간판이 보이고 이쪽에서는 이층이다.

종로쪽에서 횡단보도를 거쳐서 들어가면 일층같다.

즉 들어가는 입구가 양쪽에 있다는거다.

 

정흥진전구청장님 건강이 걱정이 되어서 사모님께 여쭈어보니

지금은 많이 좋아지셨다고 고개만 끄덕거리신다.

나는 동대문의 새아침을 올때마다 새로운 마음을 다짐하곤한다.

사모님께 말했다.

"나도 누가 직원으로는 써 줄곳이 없는데

구청장을 지내신 분을 누가 써주겠느냐.

예를들어 국회의원 보죄관도 안되고

쓸 수 있는곳은 대통령 비서? 아니면 써먹을 때가 없다."

그 이야기에 서로 웃으면서 고개만 끄덕였고 식당 일이라는 게

쉴새없이 움직여야 해서 주방으로 들어가셨다.

 

며칠전 내 방명록에 제자분께서 들어 오셔서 물었다.

구청장님.

잘계시느냐고.

그분이 다시 들어오셔서 이 글을 읽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상세하게 써 보았다.

 

나도 국민학교 선생님이 보고 싶으니까.

그리고 궁금하니까.  

 

 

이층에 VIP룸에 앉아서 아구찜과 물냉면을 먹었는데 사실은 사진을 찍어서 올린다는게

둘이 이야기가 많아서 깜빡 잊어 먹었다.

디카를 그래서 호주머니에 넣어 놓았는데 ---.

전에 가서 아구찜을 찍은 사진이 있으나 올리지 않기로 한다.

11월은 모든 아는 주위 사람들이 다 장사가 안된다 한다.

단풍놀이,김장철,연평도사건으로 그렇다고들 한다.

나도 그런 이유들로 지금은 잠시 일을 접었는데

이제는 일을하고 싶다.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해야 한다.

이번주에 준비를 한다.

간절히 간절하게

지금은 기도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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