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 창작 한마당/사는 이야기

샘내 엄마 산소를 가는 삼춘

만년지기 우근 2010. 12. 29. 09:20

 

 

샘내 엄마 산소를 가는 삼춘

                                                                                       우근 김  정  희

 

이창주씨를 어떻게 불러야 하나.

아들에게 삼춘이라 부르는게 가장 좋을 것 같다.

삼춘은 올 가을 어느날 누나와 처음 만나서 달동네 우리집에 왔다.

나는 그때 악세사리 부업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무엇이면 어떠랴.

일을 한다는게 직업이란 귀천이 없다고 하지만

부업을 해보면서 나는 직업에 대한 가치를 다시 한번 더 깊이 깨달았다.

10월 어느날 이창주씨는 달동네에서 일원짜리 부업을 하는

내가 얼마나 한심해 보였을까.

 

이창주씨는 서울에 있는 내내 샘내 엄마 산소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차가 없는 관계로

샘내를 못 데려간 나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

12월27일 이창주씨가 제주도에서 오면

샘내 엄마 산소부터 가야지 했다.

12시 40분에 비행기인데 지연이 되어서

김포공항에서 2시가 넘어서야 만날 수 있었다.

 

맛대로 촌닭에서 점심을 먹고

샘내를 가는데

눈이 길을 막아 길이 주차장이다.

청관 김원희선생님께서는 잠실 사무실에서 기다리신다.

샘내 산소는 내일 갑시다.

회사 개업일은 2011년 1월27일 11시에서 3시까지

진관스님께 오시라 연락을 했다.

저녁을 청관선생님과 이창주씨와 나

셋이서 먹는데

"선생님. 제주도집을 게스트하우스를 포기하시고

삼춘때문에 조카부부가 같이 살고 있어요."

 

청관선생님.

"훌륭하신 분이야.사람이 이렇게 음덕을 베풀면 자손들이 아주 잘 될거야."

나는 저녁을 먹으면서 말했다.

"선생님,두성회사 이름 지어 주신값과 개소식 정해주신 값은

제가 일해서 번 돈으로 갚을께요.

오늘만 날이 아니니까요."

내가 회사를 하는 걸

반대하시는 청관선생님이시다.

사업을 어떻게 할거냐고 물었다.

이번 사업은 날마다 일찍 일어나서 글을 쓰고 시작합니다.

저는 매일 일기를 쓰듯이 글을 쓰고 있어요.

청관선생님은 이제서야 빙그레 웃으신다.

내가 24년을 몸담은 곳.

그 이야기를 날마다 기록할거다.

청관선생님.

그럼 잘했다.

삼춘 밥 많이 먹어요.

삼춘은 자반고등어와 꽁치치,묵으로

밥을 거의 두그릇을 먹었다.

나는 말했다.

삼춘,삼춘이 건강해야 해요.

그래야,누나가 아프지 않아요.

알지요. 

 

 

 

 

 

 

 

샘내 엄마 산소에 올라간 첫 발자욱이다.

 

 

삼춘은 항상 길을 걸을때

내 뒤에 따라온다.

그러나 오늘은 달랐다.

이렇게 앞을 걸어가고 있다.

 

 

 

 

 

 

 

샘내 불곡산에 제설차가 지나간다.

 

 

 

얼마나 엄마 산소에 오고 싶었을까.

토끼가 깡충 깡충 튀어 오르는 듯

삼춘은 내내 뛰어 다닌다는 표현을 하고프다.

걷는 걸 무척 싫어하는 나는 내내

헉헉 거리면서 따라가야 했다.

눈꽃이 세상을 뒤덮어서 깨끗해지라고 말한다.

덮어 버리면 되는지

오늘 삼춘에게 눈은 행복이였다.

 

 

 

어디까지 걸어가야 하나.

 

 

눈이 온통 세상을 덮으면 이렇게 하얀 마음이 되려는지.

누나는 삼춘을 작은 예수라고 표현한다.

10살에 멈추워버린 세상.

엄마가 10살에 돌아가셨는지

11살인지도 이제는 잘 모르겠다 한다.

10살일거예요.

제가 누나에게 그렇게 들었어요.

 

 

돌고 돌아가는 길.

엄마 산소는 어디쯤에서 기둘리고 있는가.

 

 

 

 

토끼가 되어 뛰어가는 삼춘

발걸음을 보니.

아~~~.

이제 다 왔구나.

 

 

 

 

 

샘내 삼춘 엄마 산소는 여기에 있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첫 발자욱을 본다.

 

 

 

 

 

엄마 아빠가 10살 때 돌아가셔서

10살에 멈추워 버린 삼춘.

삼춘은 작은예수다.

 

 

삼춘엄마 묘비다.

 

 

 

 

삼춘 엄마는 담배와 술을 즐기셨나 보다.

누나에게 전화가 왔다.

샘내 엄마 산소에 갈때

술,담배,북어를 가져가라고 했다.

 

내가 호주머니를 뒤져보니

호프씨 한개가 나온다.

삼춘,제가 엄마에게 드리는 선물이예요.

술을 좋아하셨으니

이 호프 씨앗 새싹되어 잘 자라기 바란다. 

 

 

 

호프 씨앗을 땅에 묻어 주었다.

 

 

 

 

 

 

 

 

 

 

 

불곡산장은 음식점이다.

 

 

 

다 탄 연탄재에도 눈이 소복히 쌓여있다.

 

 

 

 

주인께서 이 꽃을 좋아하시나 보다.

 

 

 

 

 

 

 

파전에 도토리묵으로 삼춘은 점심밥을 먹었고

차를 놔두고 온 덕분에 나는 동동주에 파전과 도토리묵안주로 배를 채웠다.

 

 

밥을 달라고 했더니 주인장께서 된장국을 주셨다.

엄마 산소를 갔다가 와서 그런지 삼춘 얼굴이 밝다.

 

 

 

 

 

 

 

 

 

창밖으로 보이는 연탄은 추억 여행을 한다.

까만 연탄과 김장은 한 겨울을 녹여주는 한때는 사랑이였다.

없는 사람들에게 연탄 선물과 김치선물은 어쩌면 생명이다.

달동네에 장애인 언니에게는 아직도 김치가 오지 않는다.

복지국가? 맞아!

장애인 복지예산 전체 삭감이라더니

그게 맞나보다.

 

 

 

 

 

 

불곡산장을 나오면서 멀리서 삼춘 엄마 산소가 보인다.

삼춘 제주도에서 올때마다 엄마산소는 와요.

내가 삼춘에게 선물할 건

그거네요.

 

 

참나무와 소나무가 드리워진 산소

 

 

옆에 서 있는 소나무가 장관이로구나.

 

 

사그락 사그락

엄마 산소는 언제나 삼춘 마음의 고향일거다.

 

 

 

 

 

내려오는 길

소나무 한가지가 이렇게 길에 있다.

 

 

 

 

 

 

 

 

 

 

부러져 버려진 소나무 한가지를 담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