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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가거도] 그리운 사랑은 어디에서 오는가

만년지기 우근 2011. 12. 26. 01:19

 

 

[전남 가거도] 그리운 사랑 어디에서 오는가

                                                                               우근 김  정  희

 

쪽빛은 그림자를 품어

사랑 그림을 그리고

나는 그대에게 담배연기로 편지를 쓴다

그대는 이 편지를 읽는다

그리운 사랑은 연기처럼 피어오른다

아지랑이 한줄기가 되어

파란 겨울 하늘 따뜻한 온기로 피어 오른다

그림자 그대에게 묻는다

 

가슴 저편에 꼼꼼하게 쌓아 놓았던

보자기 들을 다 풀어 헤쳐서

보니

다 틀렸다

다 틀렸다

다시는 이런 보자기를 쌓지 않겠다

 

만약 쌓을게 있다면

사랑 탑 하나를 쌓아야 한다

고고한 체 하지말자

누가 누구에게 말하는 고고함인지 모르겠지만

이미 어제는 없다

풀어보니 다 공허로 돌아가서

이미 없는 걸

나는 있다고 했다

 

자신을 다 흐트려 버려라

남을게 무엇인지

내가 진정으로 가져야할게

무언지

이것

저것

다 뒤져보니

하나

사랑뿐이구나

사랑 뿐

다른게 하나도 없어

다른 그림자 하나가 다가와

나에게

 

 

1004개의 섬 전남 신안군 가거도 우리나라 최서남단에 누가 이탑을 쌓았을까.

멀리서 보면 사람이 앉아 있는 모습으로 보인다 한다.

그 사람은 아마 사람을 그리워하는 것 같았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자신을 날마다 반성하고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늘 깨어 있는 사람이 되어 보자고 해도 사람이라 잘 안된다.

사람에게 저 마음 깊숙히 들어 있는 양심의 소리를 들어보고 싶다.

나는 누구일까.

물어보니

자신보다 찾으라 한다.

1004개 보다 더 많은 마음들이 말하는 소리인가.

뒤를 돌아다 보면 없다.

  

 

가거도 둥글게 원 하나가 그려져 있다.

어느 손길이 어떤 마음으로 만들어 놓았을까.

그 안에 들어 있는 파란 마음은 하나인가.

 

 

어린왕자가 어디쯤에서 보고 있는거야.

길게 느껴지는 인생 길이 어느날은 바로 바위같아 보여.

왕관을 쓰고 있는 바위같아.

사람에게 씌워준 왕광이 아니라 자연에게 왕관을 씌워주면 자연은 사람에게 진실을 보여 줄텐데.

 

 

바위는 날마다 파도에게 편지를 쓰고 있다.

바람이 그대가 되어 얼굴에 키스를 하고 지나가면 늘 행복하다고 말한다.

바위도 사랑을 느끼는가 보다.

 

 

잠자고 있는 그대를 본다.

하늘이 그려준 그림으로 보여준다.

푸르게 푸르게 살다가 오라고 하는데

어디에서 푸르름을 닮아야 하는가.

오늘같은 푸르름은 항상이라고 말한다.

 

 

바람은 바다에게도 다가간다.

바다가 오늘은 강 얼굴을 하고 있다.

고향이 그리운가 보다.

그대는 이대로 본향이라고 말하는데

내가 보는 본향은 어디에 있을까.

 

 

하늘 구름이 멈추지 않는다.

흘러가는게 구름만이 아니다.

나도 흘러 흘러서 가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