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년만의 폭염
우근 김 정 희
111년전에는 어떤 사람들이
여름을 견디어 내었을까
태어나 처음으로 24시간
선풍기 1단을 틀어 놓고
20여일도 넘게 지내다 보니
저렇게 일한 시간들이 역류한다
선풍기에게 말한다
고생이 너무 많구나
폭염이 심하니
폭우도 내리는데
태풍이 비켜 가는 걸
밤새 기도로 보냈다
이런 기도의 힘들이 모여 모여
태풍 솔릭을 보냈는지 모른다
하늘 하느님 부처님들까지 다 동원하였으리라
솔릭이 가고
폭우가 내리는데
장대비 내리는 소리를 들으며
그동안 쌓이고 버려야할 찌꺼기들을
명륜동 구름계단에 버렸다
오늘을 살아야 한다
내일도 없다
어제도 갔다
새벽에 일어나 기도를 하며
창문 사이로 보이는 하늘에게 말했다
세상이 바뀌려면
누구부터 바뀌어야 하나
자신부터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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