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옥아
우근 김 정 희
너랑 약속만 하면 나는 왜 이리 펑크를 내야만 하는지 모르겠구나.
사실은 나 결혼식에 안갔단다.
괜히 원래대로 약속도 누군가가 지켜주지 않아서 나 혼자 차를 끌고 갈 수 도 없는것에 화가 나지만 말야.
무엇인가를 못한다는게 이렇게 화나는 일인지 몰랐다.
어차피 내가 해줄것 해주었으면 됐지 하는 생각도 주류를 이루웠지만 말야.
인간이라는것이 정말로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한단다.
얼마 보지도 못한 인간이 나를 평가 한다든지
세상은 정말 우스운 연극무대라 생각 한단다.
누구는 나를 나보다 훨씬 나은 인간으로 평가해주는 반면에 누구는 인간 쓰레기 정도로 평가 내려버리고 .....
그럼 나는 과연 어떤 인간 인가.
차라리 후자가 편하다는 생각도 한다.
그 평가를 내리는 데에는 오해도 있었지만 난 그걸 구지 고집하려하지 않는다.
그릇이 그것밖에 되지 않는것을 어떻게 내가 고칠 수 있으랴.
고독하고 외로운것이 인생이지만
쓸슬하고 애달픈 시간들이 지나가지만 어쩌랴
인생은 그런것에 연속이거늘 .....
그래서 여유를 부리기로 한다.
여유. 여유. 여유.
만용인지도 모르겠지만 이젠 안달하지 않기로 한다.
이게 내 최후의 방법인지도 모른다.
내가 자존심을 버리는 마지막 수단이다.
누군가가 날 이상하다고 생각하면 이상하게 난 통쾌하기도 하다.
지질이도 못난 인간을 그렇게 생각해 준다는것이 세상에서 난 아직도 순수하다고 생각이 들때.
그리고 그걸 지금 이 순간에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몰라.
인간은 왜이리 흔들려야만 될까?
이제는 정말 죽어도 한이 없을것 같구나.
원래 삶에 대한 애착도 없지만 못해본것에 대한 미련은 남아 있었는데 아무런 미련이 없다.
잠시 걱정되는건 부모님에 대한것일 뿐.
나에게 젊음은 갔다.
청춘은 이제 간거야.
나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하고 그래도 남아있는게 없어지면 ...
난 나를 없애려 한다.
찾으려 해보았자 되지 않음을 나는 안다.
깨끗한 정리들이 되고 난 다음에 난 찾을 것이다.
아무것도 아무생각도 하지 않는다.
그러고도 남는건 또 버리고 다 소진이 되면 그때는 버릴것이야.
텅텅텅 소리도 내지 않게 .....
힘이 든다고 악다구니를 썼었던것이 그래도 그래도 .....
새로운건 새롭게 생각하는 건
힘이 들어 힘이 생기게도 해주지만 이젠 모든것이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타인을 생각하고 나를 생각해 내야 하는데
어떻게 인간이 그렇게 될 수 있겠니?
그런것도 결국은 자신을 위한것이 아니니
많은 성숙을 바라면서 이제 그만 쓰려한다.
항상 건강하거라
1993.4.19.
김 정희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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