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7]외할머니의 아픔
우근 김 정 희
그런데 다 키워놓으면 하나씩 죽는것이 였다.
큰아들은 물에빠져 중학교 2학년때 죽고
둘째 아들은 저수지에서 썰매 타다가 죽고
큰딸은 10살이되어 병에 걸려 죽고 남는것은 세째 아들과 막내딸이었다.
하나남은 아들이 중학교 6학년때 산에 오르다가 그만 죽었다 한다.
4명의 자식을 잃은 할머니 곁에 설상가상으로 할아버지마져 외할머니 곁을 떠나 첩을 얻어 나가신 것이다.
할머니 곁에 남아있는것은 지지리도 못난 늦동이 막내딸 하나 뿐이었다.
여기에서부터 외할머니의 한恨 은 시작된 것이다.
외할머니는 봄만 되면 "죽었던 풀도 다시 살아나는데 왜 내 아이들은 살아서 돌아오지 않느냐"고
봄들에 나가 하늘을 향해 통곡하시다가 검은피를 목으로 토해내시곤 하셨다 한다.
그녀가 커가면서 할머니께서 흘리신 눈물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외할머니가 왜 대사리나 미꾸라지 잡는데는 가라 그러시면서 아이들과 같이 헤엄을 치지 못하게하시는지
납득이 가기 시작했다.
외할머니는 여름만 되면 싫어 하셨다.
외할머니의 분신인 자식들을 여름날 많이도 잃어 버리셨기 때문이리라.
여름날 비가 내리면 출입 금지령이 내린다.
비가 그친후 몇일은 더욱더 못나가게 하셨다.
혹 물가에 갈까봐서이다.
물에가서 헤엄치다 죽은 아들생각이 눈앞에 서려 있기 때문이리라.
외할머니는 마을에서 가장 맛이 좋은 감나무 한그루와 대나무 몇그루,작약꽃 몇송이와 무화과나무가 집 뒷뜰에 있었다.
그곳엔 조그마한 도랑이 흐르고 있어서 가물때면 물은 없었고 홍수가 나면 물이 흘러 내렸다.
그것도 듣기좋은 소리로 조르륵 --- 졸졸 ---
6학년 여름방학 드디어 방학이 되었다.
그녀는 책보를 싸 짊어지고 시골갈 준비를 서두른다.
탁한공기가 싫어서 였기도 하지만 엄마가 더 싫었기 때문이다.
그때는 유난히도 비가 많이 내렸다.
그녀는 이미 시골친구와는 판이한 옷차림하며 생각까지도 달라 있었다.
시골은 아직까지도 가난을 벗지 못하고 가난과 굶주림을 벗삼아 살아가고 있었다.
그렇기때문에 마을에서 혼인 잔치날이 있다하면 동네는 온통 잔치날이되는것은 물론이요.
아예 그집에 가서 몇일을 살았다.그녀는 그런게 벌써부터 싫어졌다.
가끔씩 옛날에는 그러지 않았었는데 하는 의아심도 품었지만 싫었다.
그날도 시골에서는 제법사는 광주댁이라는 택호를 가진 집 딸의 혼사날이여서 마을안은 떠들썩했고
외할머니는 으례히 초청인사 이셨다.
나는 거기에 가기 싫어서 "할머니 나 거기가서 점심 먹기 싫어 나 집에서 밥을 먹을거야. 밥 남겨 놔야 돼"
"그래 알았다"
그녀는 햇볕이 쨍쨍나도록 친구들과 땅따먹기를하며 놀다가 갑자기 배가고파 왔다.
"아이 배고파 묘석아! 우리집에가서 밥먹자." 묘석은 "그래. 쌀밥먹어 보겠네?" 하며 좋아라하고 둘이는 손목을 잡고서 방으로 뛰어들어 왔다.
점심시간이 지났는지 아니면 땅따먹기 시합에서 이겨서인지 아침을 많이 먹지 못한 탓인지 너무 너무 배가 고팠다.
방에 뛰어 들어와 밥통을 열어보니 "아니 이게 뭐야 밥이 하나도 없잖아?"
나는 친구인 묘석에게 미안해가 첫번째요.
두번째로는 외할머니한테 화가 나기 시작했다.
분명하게 말을 해놓았는데 이럴 수는 없었다.
친구인 묘석이 미안했는지 "수화야 우리집에 가서 밥같이 먹자."
그런 말이 그녀의 귀에는 들어올리가 없었다.
당장 뛰어나와 광주댁으로 갔다.
외할머니는 그녀를 보시더니 "수화야 ! 배고프지 자 밥 먹어라" 하시며 드시던 밥을 주셨다.
그리고는 " 어여 밥하나 더 빨리 가져와" 하시는 것이였다.
그녀는 화가 더 치밀어 올랐다.
"할머니 왜 밥 남겨놓지 않았어?"
"응 그 밥 오치할머니와 세민동 할머니가 아침을 안먹었다 그래서 다 주어버렸다. 빨리 앉아 밥먹어"
그사이에 밥이 하나 그녀가 서있는 곳 앞에 놓여졌다.
"몰라, 안 먹어 안 먹는단 말이야? 누가 여기서 밥먹는 댔어?" 하고 씩씩거리며 말을하는 순간 외할머니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밥놓고 실갱이 하는것을 제일 싫어 하시는 그녀의 할머니께서는 "먹을려면 먹고 말려면 말아!" 그 소리에 그녀는 뛰기 시작했다.
저수지가 있는 마을의 한적한곳에서 몇명의 아이들이 헤엄을 쳤고 조그마한 아니들은 얕은곳에서 멱을 감고 있었다.
화가난 그녀는 그것을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그리고 먹는것을 말기로 마음을 굳게 굳게 먹었다.
배에서는 계속 쪼르륵 소리가 들려왔다.
쨍쨍 여름날의 밤은 그렇게 깊어져온다.
밤이 깊어서야 집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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