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 창작 한마당/소설 한마당

[동방15]수화 엄마가 광주로 이사를 가다

만년지기 우근 2011. 2. 25. 15:03

 

 

 

 

 

 

 

[동방15]수화 엄마가 광주로 이사를 가다

                                                                     우근 김  정  희

 

딸이 셋이되어버려서 이제는 딸 부자집이 되어버린 엄마는

얼마나 세상을 원망했는지 모른다.

아니 엉엉하면서 울어버릴때도 있었다.

할머니는 또 어떠하셨는가.

늦동이로 애써서 키운 외동딸이 혼자 남아서 시집을 가더니

딸만 셋을 낳고나니 세째딸은 복덩이라고 택촌할머니 검들할머니가 오셔서 

아무리 아무리 애써서 이야기를 해주어도 그래 그래 하시면서 담뱃대만 뻐끔 뻐끔하실뿐

없어져 버린 웃음을 누가 가져다 줄것인가.

 

동네를 다니는 동냥치들과 흉물스런 외모로 기암을 지르게 했던 문둥이들도 금줄을 보고서는

그냥 지나친다.

문둥이들은 동냥을 해가야하는데 금줄때문에 못해가면 하루에도 몇번씩 지나치면서 큰소리를 지를때도 있다.

할머니는 그런소리를 들으실때마다 서있으라고 하시면서 절대로 문안으로 들어오지 말고 소리를 치면 주겠다고 하셨다.

온동네를 다 돌아다닌것보다 할머니가 주신게 많다는 이야기도 한다.

그렇다. 누군가는 없으면 주어야 한다.

그들도 살아가야할 한 생명이 아닌가!

 

할머니가 계시지 않으면 무서워서 사람이 없는척 해보기도 했다.

춥고 배고픈시절 우리의 절대적인 빈곤으로 나눔을 실천하시던 할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람이란 언제 어느때 없어서 힘들고 고달파질지 아무도 모른다.

있으면 있는대로 없으면 없는대로 "콩 한쪼가리라도 나누워야 한다."

수화는 어려서 아니 콩을 나누워서 무엇을 하리요.

"애게 그게 무슨도움이 되기라도해. 콩 한쪽을 나누워서 먹을거나 있어?"

그 말의 뜻을 알아들을 수 없었으니,무슨 의미가 담겨져 있는지를 몰랐으니

사람은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가고 강산이 변하고서야 깨달을 수 있는 그런 진리를 어찌 한번에

알아들을 수 있겠는가!

 

아빠는 그렇게 광주에서 고물상을 작은아버지 대신으로 3년동안 했지만 돈은 한푼도 받지를 못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날 엄마가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차라리 시골에서 있었으면 더 나았겠다고 이야기가 나오던중 엄마는 광주로 이사 가기로 결정을 한것이다.

그리고 이사한 광주에서 엄마는 세째 동생을 데리고 가셨었고 그녀는 둘째동생과 함께 할머니에게 남겨지게 된 것이다.

그때마다 아빠는 나는 나혼자만 잘사는걸 원하지 않는다.

우리집 형제간 모두가 다 똑같이 잘 살아야 한다.

우리 형제는 그렇게 살아가기로 했다고 하시면서 무일푼으로 일을해도 언젠가는 형님이 주시겠지.

우리는 다 똑같이 나누워 가질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엄마는 한심한 아빠를 그대로 놔둘 수 가 있겠는가?

3년동안 월급 한푼못받은것도 억울한데 아빠한테 그런 이야기까지 들으니 억장이 다 무너져 내렸다.

아이들이 점점 커가고 있으니 그 병신같은 짓을 그만하라고 했다 한다.

이렇게 부부싸움을 하다보니 아빠도 할말이 없었다.

작은 아버지께 고물상을 그만두겠노라고 이야기를 했다.

막상 아빠가 고물상을 그만두겠다고 하고 보니 둘째 작은 아버지는 망막하기만 했다.

그래서 작은 아버지는 묘안이라는 대책을 내어 놓았다.

그때까지 빛이 있는걸 모두 다 떠안고 "고물상"을 인수하였다.

그때 할아버지께서 그렇게 말씀 하셨다.

 

절대로 둘째 이야기를 믿지 말고 따로 나가서 시작해라.

저녀석 말 절대로 듣지 말아야 한다.

같은 자식이지만 아버지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정도이니 그래도 아빠는 고물상을 인수를 했다. 

그것이 빌미가되어서 술만 마셨다하면 대낮 저녁을 가리지 않고 아빠는 고물상을 빼앗아간 천하에 나쁜놈이 되어야 했다.

형제지간이라는게 얼마나 우정이 형제애가 돈독한지 모르겠지만

새가 크면 품에서 떠나듯이 세상 사는 이치 또한 그렇지 아니한가!

떠나서 제각기의 자신의 가정을 꾸미고 살아야 한다.

그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이치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