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원광사에 피어있는 백작약
우근 김 정 희
진주에는 고등학교시절 단짝 친구가 살고 있다.
친구는 1979년 어느 봄날 찾아와서 어디론가 떠나야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나는 그걸 듣고만 있었다.
나에게 마지막을 고하고 친구는 해인사로 들어가서 스님이 되었다.
스님 생활 올해로 30년이 되었다.
진주에가면 원광사를 꼭 들러야한다는 이야기가 귀에 쟁쟁하게 들린다.
19살 꽃같이 순수했던 시절에 절에 들어가서 지금까지 살아가고 있다.
내가 원광사를 찾은것도 벌써 10년이 되는것 같다.
일려스님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비구니.
아침에 일어나서 강아지에게 밥을 먼저주고 아침을 준비한다.
친구는 지금 환자이다.
차사고로 몰골이 말이 아니다.
백작약을 보면서 우리의 고3시절을 생각한다.
순수란 무엇인가?
학교옥상에서 나는 너에게 이야기를 했다.
너는 지금도 그날을 기억하는지 ---
백작약보다 더 하얀 마음으로 살아갔던 시절.
지금도 아릿한 시간이구나.
건강해야 한다.
친구야.
내가 잠잤던 자리를 햇빛에 말린다.
내가 이 강아지를 몇년을 보는것인지.
아기때 데려와서 지금까지 잘 자라고 있다.
나는 강아지에게 내 친구를 잘 부탁한다고 했다.
건강해야 다시 만나지.
강아지 너도 건강해야 해?
친구 차는 해인사 절벽 60미터 아래에서 구겨져 버리고
혼자 나무에 걸쳐져서 119를 불러서 살아났다고 한다.
2007년 12월 15일의 이야기를 나는 이제서야 들었다.
살아 간다는건
무엇인가.
왜 살아야 하는가.
만남은 인연이 되어서 이어지고 또 살아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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