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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촌에서 옥반지를 받고보니

만년지기 우근 2009. 9. 8. 10:53

 

 

 

 

 

 

옥반지를 받고 활짝 웃고 있는 나.

사진으로 다시보니 옥반지가 나보다 더 빛난다.

이빨이 안 좋은 관계로 영상처리를 했다.

 

 

의암댐을 찍고 있다

 

 

 

강촌에서 옥반지를 받고보니

                                                우근 김  정  희

 

나는 반지를 받아 보고 싶었다.

금요일 제니퍼와 통화 중에 내일 혜화동을 온다 한다.

그래,그랬더니 아니 내일이 주말인데 그냥 집에 있을려고?

그러고보니 그렇네.

전화오겠지 뭐?

그리고 전화를 끊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참 운명이라는게 묘하다는 생각을 한다.

어쩌면 내 운명에도 이런 묘약이 기다리고 있을지 꿈에도 생각해 보지 못했다.

작년 어느날 양사장 사무실에 가서 진주반지를 디카로 찍으면서

나는 왜? 반지 하나도  받아보지 못했을까?

그리고 그걸 블로그에 썼다.

나도 누군가에게 반지를 간절히 받고 싶었다.

돌아다보면 씁쓸하기만 한 사람들 뿐이다.

그 삶의 질곡을 앞으로 글로 써야 한다.

 

인연이란 무엇인지 운명처럼 다가왔다.

생각해 보니 내일로 우리 만남이 백일이 된다.

그동안 많다면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그는 내 꿈속에 나타나서 말했다.

자신을 살려 달라고 간절히 간곡하게 말했다.

그리고 평생을 같이 하자고 했다.

그런데 그에게도 내가 꿈에 나왔다고 한다.

그 꿈에서도 자신이 내게 살려 달라고 간절히 도와 달라고 했다 한다.

5월5일 아빠 돌아가신 날.

그 이야기를 듣고 있던 그는 말했다.

어! 내 생일 날 돌아 가셨네요?

그렇게 말해서 생일은 알 수 있었다.

그는 많이 많이 그늘져 있는 사람이었다.

무슨 사연이 그렇게 많길래 저리도 많은 그늘이 져있을까.

새벽5시30분이면 사무실 출근해서 일만 하는 사람.

나도 오직 일이 모든것인 것처럼 나는 일하다가 죽는게 꿈이라고 늘 말했다.

그렇지만 나는 전국을 제집처럼 떠돌아 다녔는데 그는 주말이면 집에만 있었다 한다.

나는 꿈을 꾸고 난 아침 내내 깊이 깊이 생각을 했다.

사람이 살다보면 운명적으로 꼭 만나야 할 사람은 만난다.

그래, 나는 일어나서 양동수, 신동수를 메모장에 썼다.

인생의 다른 길목에 들어서면 처음 만나는 이름 동수.

이게 만약 운명이라면 이제는 받아 들이자.

그만 그만 운명을 거스려서 살아야 했었던 시간들이 진저리나게 싫었다.

그리고나서  그 시간 이후 나는 그를 다른 눈으로 보았다.

말하지는 않았지만 어쩌면 그는 처음 나를 볼때부터 그랬을지 몰라.

하지만 나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그는 날마다 퇴근하는 나에게 물었다.

아침이면 날마다 어제 일을 물었다.

나는 다 말했다.

나도 한가지 물었다.

몇시에 태어 나셨어요? 

이생에서 마음에 드는 사람은 모두 남에 것이니

그냥 홀로 살다가 가야지.

하지만 나도 나이 들어서는 혼자이면 안돼.

노후는 같이 여행을 다녀야지.

추락의 끝이 도대체 어디인지 내려가 보자.

그 끝이 있겠지.

어느날부터 그는 나에게 남자로 다가왔다.

그리고 자신 이야기도 했다.

여자가 홀로 살아가기는 쉽지만 남자란 구조가 홀로 살아갈 수 없다는 걸

나는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

내가 여지껏 살아왔던 곳은 VIP였다.

사람에게는 격이 있다고 하는데 그 격이 무엇을 말하는지 나는 지금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이런 세상이 존재한다는 걸.

이런 일들이 벌어진다는 걸.

말은 안했지만 어느날 부터 그가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눈물나도록 불쌍해 라는 생각을 했다.

쓰레기속에 살아가고 있는 천연기념물인 그는 얼마나 외롭고 고독할까.

내가 꼭 필요로 한다면 같이 가보자.

양파껍질 벗기드시 자신을 하나씩 벗어 버리는 사람이 있고

무우같이 한곳을 잘라보면 전체를 알 수 있는 사람이 있다.

처음으로 같이 저녁을 먹었던 날.

그는 무우같은 사람이었다.

나도 무우같은 사람이다.

금요일 저녁에 출발해서 강촌에 도착했다.

1979년부터 여행으로 잘 다녔었던 강촌다리를 건넜다.

추억거리가 많은 강촌은 이제 많이 변해 있다.

숙소를 먼저 정하고 닭갈비집으로 들어 갔다.

동동주를 마시면서 그는 불쑥 옥반지를 왼쪽 검지에 끼워주었다.

어,내 손에 딱 맞는 옥반지.

나는 깜짝 놀랐다.

보통 사람들보다 내 손가락은 굉장히 굵다.

그래서 나는 반지를 꼭 맞추어야만 했다.

세상에 이런 일이 있단 말인가.

그도 놀라는 건 마찬가지 였다.

여지껏 누구도 그 반지의 주인공은 없었다고 한다.

옥반지의 주인공이 평생 짝이라고 어머니께서 말씀 하셨다 한다.

이런 일이 정말 일어날 수 있구나.

그는 늘 말한다.

보이지는 않지만 당신 아버지가 지금 우리를 보고 계신다고 말한다.

그래 큰딸인 내가 홀로여서 눈을 감지 못하시겠다고 하셨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내 인생 내가 어떻게 문묘에 근무를 하고 있는지

나도 묘연하다고 생각한다.

백일 날은 무엇을 할까?

그는 자신이 알아서 하겠다고 말한다.

그렇다.

나도 그런 그를 바라만 본다.

나이들어 만난 인연.

이제는 이제는 사랑을 하면서 조용하게 지내다가 가고 싶다.

아이들이 잘 자라도록 기도나 해주면서 살아가고 싶다.

지금도 벌려놓은 여러가지에 머리가 아프다.

세상은 큰사람도 살아가고 작은 사람도 살아간다.

반드시 그 그릇 만큼 살다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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