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우근 김 정 희
자신에게 물어본다.
계절은 벌써 가을이 깊어가는 시월 오늘은 하늘이 열린 개천절이다.
단기 4343년인데 나는 올해 무얼하며 보내고 있는가.
모두 모두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을까.
문득 문득 스쳐지나가는 생각들이 자신을 만들고 있다.
추적 추적 내리는 밤비에 그대를 생각해 본다.
우리는 그래 우리는 어떤 인연의 끈으로 남겨져야 하는가.
매디슨카운티의 다리가 나에게 많은 감동을 주었던 시간도 생각난다.
그대는 인생에 있어 그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텐데 나에게는 아닐 수 있다.
어쩌면 나에게 다가와야 할 인연이 아직도 남겨져 있는지 모른다.
아니, 인연이 남아 있어야 한다.
꼭 그래야만 된다.
살아간다는 건.
어쩌면 지금 내리는 가을비인지도 몰라.
얼굴 하나가 떠오르고 비가 내리고 가는 바람이 알고 있는지도 몰라.
그대를 어떻게 그려야할지 아직도 생각하고만 있어.
먼 머언 나라에서 항상 그리기만 해야하는지.
진하디 진한 커피 한잔을 마시며 그 향기만한 무게는 될까?
가을비에 젖어드는 상념더미가 파도되어 넘실대고 있다.
주문진 영진항에서 옥색으로 빛을 토해내던 파도더미가 되어있다.
방파제에서 으르릉거리며 무섭게 부서지며 파도는 세상 모든걸 옥색으로 물들여 버릴것만 같았다.
오늘비도 그렇게 내린다.
가을비에 내리는 눈물이 된다.
우리는 말했지.
두손 꼭 잡아야 해.
이제는 나에게만 남아서 나만 훌훌 털어버리면 다 없어져 버릴까.
떠나버리면 없어져 버리는 배처럼 그렇게 떠나가 버리면 그만인가.
누가 있어서 그 절절함을 말 할것인가.
누가 있어서 그 씁쓸함을 말 할것인가.
비처럼 내리면 그만이지.
비처럼 떨어지면 그만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