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 창작 한마당/사는 이야기

치우천황 입이 딱 벌어지는 선물

만년지기 우근 2010. 11. 18. 08:34

 

 

 

 

 

치우천황 입이 딱 벌어지는 선물

                                                    우근 김  정  희

 

부산에 이틀 다녀오셨다는 그분은 아들에게 대봉투에서 선물이라며 꺼내 놓으셨다.

사실 나는 설기현이 양아들이라고 말씀을 하셔도 그러려니하고 말씀하신것 말고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내 성격이 원래 그렇다.

우리가 만나면 우리는 우리의 다른 화재거리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치우천황 아들에게도 물어보지 않았지만 평생 아마 가장 큰 기쁨의 선물이였을거다.

아들이 태어나던때도 우리집안에서는 첫 아들이여서 선물이 여기저기에서 많았다.

그러나 그걸 기억하겠는가.

현재는 달동네에서 살아가는 블랙 아들이니까.

아이는 선물을 받자마자 입이 딱 벌어져서 입는 내내 설기현이 싸인해 준

아래를 쳐다보고 또 쳐다본다.

POSCO 아래에 집에서 직접싸인한 2010.11.8일 날짜까지 써주었다.

보름달보다 더 환하게 웃는 아이는 얼마나 좋은지 어때? 물으니

고개만 끄덕 거린다.

중3이 되더니 옷도 사달라고 한다.

여지껏은 그런걸로 단 한번도 보채보지 않았던 꼴통인 나에게는 정말 착한 아들이다.

나는 말했다.

11번인 설기현은 축구로 한국을 알리지만

치우천황은 잘못되면 절대 안된다.

나라가 왔다갔다하니 꼭 네 꿈을 이루거라.

사람은 태어난 그릇대로 살다가 간다.

 

올해 설기현은 월드컵국가대표에서 빠졌었다.

올림픽을 응원하는 내내 나도 마음이 짠했다.

부산에서 이틀 머무시는 동안 제일 먼저 챙겨주신 설기현티셔츠는 분명 아이의 꿈을 이루워지게 할 거라는 걸

나는 굳게 믿고 있다.

부산에 다녀오셔야 한다고 했지만 나는 묻지 않았으니

이런 선물은 아예 상상도 못했다.

포스코 11번인지도 나는 사실은 몰랐으니까.

프로 축구선수가 되기위해서 설기현선수는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했겠는가.

아플때도 피나는 연습을 해서 감동을 받으셨다 했다.

사실 달동네로 이사를 오니 그 많던 사람들이 다 어디로 갔는지

달동네에서 나를 즐겨찿는 황금이는 잘 알고 있다.

오늘도 황금이가 찿아와서 야옹 ~~야옹한다.

치우천황 황금이가 물이 먹고 싶은 모양이다.

내가 먹는 이슬이 잔을 하나 황금이 물잔으로 밖에 내놓았다.

아이는 삼다수 물병을 들고나가 물을 따라주고 온다.

더 이상 야옹소리를 안하는 걸로 보아 물을 먹고 싶어서 온게 맞다.

나를 찿아와주는 몇 사람들이 지금도 남아 있다.

어려울때 찿아와주는 사람들에게 나는 평생지기가 되려고 한다.

블랙에서 벗어나면 무엇이 되는지 내가 기록하며 볼것이다.

화이트가 되는지 골드가 되려는지 ---.

화이트골드가 되려는지 아직은 알 수 없으나

태어난 그릇대로 살다가 가리라 생각한다.

설기현선수와 나는 아는 사이가 아니다.

하지만 달동네 살고 있는 사춘기 중3 아들에게는 아마 평생 잊혀지지 않는

귀한선물로 기억을 할거라 생각한다.

아들이 옷을 입고 있는 모습을 찍어야 하는데

나중에 올리기로 한다.

그것은 내 글이 내내 그렇기때문이다.

나는 설기현선수에게 이 사진을 선물로 준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니까.

다음 월드컵때 국가대표가되어서 설기현선수가 우리나라를 기쁘게 해줄때

그때 나는 설기현티를 내가 입고 다시 선물에 대한 글을 쓰리라 생각한다.

 

설기현 포스코 11번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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